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오는 28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할 것이라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측이 밝힘에 따라 '6자 외교장관회의'와 남북 외교장관 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양쪽 다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정부는 이의 성사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여의치 않을 경우, 북한 미사일과 6자회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양자.다자회의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백 외무상 ARF 참가 배경 = 백 외무상의 말레이시아 행은 사전에 확정됐던 일정이었지만 유엔 안보리의 결의문 채택(7월15일) 이후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불투명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24일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을 창구로 백 외무상의참가를 공식화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백 외무상이 참석키로 한 것은 복합적인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미사일 문제의 당사자인 북한 입장에서 ARF에 불참할 경우 대북 강경 메시지를 담은 의장성명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유엔 결의안에 이어 ARF 결의안까지 나올 경우 미국과 일본 중심의 대북 압박 드라이브가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체 회원국의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ARF의 특성상 북한이 회원국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적극 내는 편이 유리하다는 상황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6자회담.남북 외교장관회담 성사될까 = 백 외상의 참석이 확정됨에 따라 일단 장관급 6자회담 성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게 됐다. 물리적으로 6개국 외교장관들이 28일을 전후로 모두 쿠알라룸푸르에 머물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백 외무상은 2004년과 2005년 ARF 회의 참석을 계기로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남북회담을 한 바 있고 2004년에는 콜린 파월 당시 미 국무장관과 역시 양자대화를 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를 것이라고 외교부 관계자들은 전한다. ARF에는 참가하더라도 비공식 6자회담의 모양을 띤 6자 외교장관 회의에는 '금융제재를 풀어야 6자회담에 나간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나오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한 실정이다. 그러나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이른바 '외교현장의 다이너미즘(역동성)'을 감안할 때 6자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다자외교의 현장에서는 종종 의장국의 역량을 활용한 '즉흥 이벤트'가 펼쳐지곤 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북한이 참가한 국제회의의 경험을 보면 회의 석상에서 예상외의 사건이 벌어지곤 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동사태의 와중에 발길을 돌린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대화 기회를 활용할 속셈이 다분한 북한도 현장의 다이너미즘에 몸을 맡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자 외무장관이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찍는 장면'이라도 연출할 경우 북미간 양자대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관철했다고 주장할 근거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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