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파생상품' 뭘 고를까?

입력 2006-07-24 08:15:14

투자 요령과 주의할 점은

증시가 지루한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연계증권(ELS)과 주식워런트증권(ELW),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금을 옮겨 연 5% 안팎의 시장금리에 만족하기보다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파생상품을 선택한 투자자들 중에는 상품의 특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남들 따라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파생상품의 성격과 투자 주의점을 살펴본다.

◆주가연계증권(ELS)은 '느긋하게'=올해 5월 말까지 ELS에 몰린 돈은 모두 9조 원. 5월에만 한꺼번에 2조 5천800억 원이 몰려든 것을 고려할 때 6월 판매분까지 합하면 11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매달 쏟아지는 ELS상품만 200개가 넘을 정도다.

ELS는 투자금의 90% 정도는 안전한 채권에, 나머지는 워런트 등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보통 '시중은행금리 +α'가 적정 수익률이다. 올해 초 안정적인 수익률과 조기 상환 등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대폭 늘었다는 것이 금융계 관계자의 분석. 그러나 최근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지난해 4분기에 판매된 ELS 중 대략 10% 정도가 6개월마다 주어지는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장중 한 때라도 40% 안팎까지 하락한 기아차나 섬성SDI, LG전자 등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일부 ELS는 원금 손실이 생겼을 가능성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는 ELS 만기가 3년 정도로 길기 때문에 조급하게 중도해지하지 말고 주가가 오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규 투자자의 경우는 투자기간, 증시전망, 리스크 수준 등을 꼼꼼히 따져 어떤 때 수익을 얻고 손해를 보는지 분명하게 확인한 뒤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워런트증권(ELW) '몰빵은 안돼'=지난해 12월 ELW 시장이 개설된 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10억 원에서 이달 중순 현재 2천300여 억 원으로 7개월 만에 10배나 늘었다. 아직도 ELW 시장규모는 코스피시장 평균 거래대금의 5% 수준이지만 향후 20~30%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ELW의 가장 큰 매력은 몇 백%의 대박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쪽박차기에도 안성맞춤인 셈이다. ELW는 개별 주식 또는 주가지수의 변동과 연계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약정된 방법에 따라 해당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증권을 말한다. 콜ELW는 살 수 있는 권리를 담은 증권이고, 풋ELW는 팔 수 있는 권리를 담은 증권이다. 콜ELW는 주가나 지수가 올랐을 때 수익을 낼 수 있고, 풋ELW는 하락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A사의 주가가 1만 원이 상황에서 이 회사주식을 1년 뒤에 1만 5천 원에 살 수 있는 콜ELW를 2천 원에 구입했다고 가정해보자. 1년 뒤 ㄱ사 주식이 2만 원으로 오른다면 콜ELW를 행사해 1만5천원에 산 뒤 현시세인 2만 원에 팔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는 ELW를 산 가격 2천 원을 빼더라도 3천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면에 주가가 1만3천 원 이하라면 1만5천 원에 구입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해 투자한 2천 원을 손해 보게 된다.

한마디로 콜ELW를 샀는데 기초 주식이나 주가가 행사가격 아래로 하락하거나, 풋ELW를 샀는데 주가가 오른다면 해당 증권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휴지가 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수단으로 ELW를 활용하지 않고, 한탕주의식으로 투자할 경우에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재테크 초보자에 적격'=지수에 따라가도록 설계된 일종의 인덱스펀드가 ETF이어서 대세상승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종목 선택에 대한 고민없이 투자할 수 있다. 지극히 단순하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재테크 초보자들이 적립식으로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또 일반 펀드를 환매할 때와 달리 ETF는 시장에서 곧바로 팔아 현금화 할 수 있고, 수수료도 훨씬 저렴하다. 일반펀드가 대략 2.5% 안팎의 수수료를 내는데 비해 ETF 수수료는 0.5% 수준이다. 게다가 일반주식과 달리 거래세(0.3%)도 없다.

지금까지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200을 포함한 5종류의 상품만 있었는데, 지난 6월말 자동차와 반도체, 은행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섹터ETF가 상장되면서 보다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KRX100지수를 추종하는 ETF 1종목이 추가로 상장될 경우 전체 종목수는 13개로 늘어난다.

그러나 ETF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거래량이 많지 않는 경우는 환금성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한 종목 위주로 투자를 해야 한다. 또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부화뇌동하는 매매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도 반드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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