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없는 사회는 발전이 둔화되고 느슨해지게 마련이다. 평가가 따르지 않으면 어떤 조직이든 경쟁력이 생기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天才(천재) 경영'을 표방하면서 '똑똑한 한 사람이 천 명,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식기반사회인 오늘날 그의 말은 설득력이 클 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의 발전과 교육의 질, 교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사회도 예외일 수는 없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수들의 연구 의욕을 높이고 善意(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국립대별 成果給(성과급) 차등 집행 실적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교원 성과급 격차를 두게 되는 모양이다. 앞으로는 대학별 차등 지급으로 가게 되는 셈이나, 이미 도입된 대학 내 교수 성과급제는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가.
○…정부로부터 해마다 받는 연구보조비 성격의 교수 성과급도 兩極化(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최고 성과급을 받은 교수는 777만 5천 원, 최저는 100만 원 정도로 드러났다. 연구'강의(교육)'봉사 활동 등 대학 자체 평가기준에서 '어떤 점수를 받았는가'가 그 잣대로, 전국 44개 국립대 교원들의 성과급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는 교수 1천55명 중 지난해 600만 원 이상 받은 A등급이 14명(평균 631만 원)이다. 반면 E등급 685명은 290만~250만 원, F등급 126명은 250만~100만 원을 받았다. 최상'최하 등급 간 차이는 412만 원이나 되는 셈이다. 한편 대학별로도 千差萬別(천차만별)이다. 상등급 대학은 631만~219만 원 정도이나 하등급은 292만~280만 원에 그쳤다. 대구 지역의 경북대는 하등급으로 분류돼 민망스럽다.
○…교수들의 성과급 격차는 대학 측이 교수들의 활동을 꼼꼼히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성과급 양극화 현상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看過(간과)할 문제만은 아닐 듯하다. 대학별 지원액 차등 지급도 성과급제를 제대로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돈이 많아지고 적어지게 돼 대학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아무튼 이 제도가 제대로 이뤄져 갈등 등 부작용을 부르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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