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점거 농성이 1주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현대자동차노조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 노조의 잇단 파업대열 동참과 각 지역 노동단체들의 동조파업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국내 전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또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점거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포스코가 타격을 받고 그 여파가 조선, 가전, 건설 등 철강연관 산업들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미 부분파업중인 현대자동차에 이어 GM대우와 기아차, 쌍용차노조도 18일 부분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또 19일에는 울산지역 노동자들이 포항 분규현장에 합류한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19일 지역 노동현안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현대자동차노조와 금속노조, 건설플랜트노조 등 30여 사업장 3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울산지역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민노총 울산본부는 이어 당초 신정동 태화강 둔치에서 가질 계획이던 울산지역 노동자 파업집회를 취소하고 포항에서 열리는 영남노동자대회에 참석키로 해 포항사태가 더욱 꼬일 전망이다. 민주노총과 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등은 대구, 부산, 경남북지역 상당수 노동단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19일 오후 3시부터 포항종합운동장 등 시내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으나 경찰은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어서 큰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노조도 18, 19일 이틀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중인데 파업결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이 분규에 들어갈 경우 철강재 연관산업 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포항상의 김석향 실장은 "유가상승과 중국의 저가공세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데 노사분규까지 겹치면 한국산이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이는 결국 노사 모두에게 치명타가 된다."며 노동계의 분규자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에서 원자재를 공급받아 선박부분품을 제조하는 모 업체 대표(52)는 "건설노조의 파업과 사옥점거가 풀리지 않는 한 포스코의 생산 및 출하차질 우려가 높아 자재를 미리 확보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며 "앞날을 예측할 수 없어 매일 불안한 형편"이라고 했다.
조선사 자재담당 간부 이모(45) 씨는 하루에도 몇차례씩 포스코 동향을 점검하면서 "장기파업은 포스코에 경영부담으로 작용해 사태가 끝나도 판매가 상승요인이 되고 이는 다시 조선이나 가전 등 철강 수요업계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악순환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중국산 등 수입철강재 사용량 증가를 부추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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