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5일간의 지리산 칩거 생활을 청산하고 당무에 복귀할 뜻을 밝힘에 따라 대선주자 대리전 의혹으로 붉거진 당 내홍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이 여전히 색깔론 제기에 대한 사과 등을 이유로 구겨진 체면 살리기에 나서고 있어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최고위원은 수해현장 방문이라는 명분으로 지리산 하산 결정을 내렸다. 그는 지난 16일 "전국적으로 수해가 났으니 나와 당의 문제는 산사에 묻어 두고 내일(17일) 귀경하겠다. 먼저 지역구(서울 은평을) 수해현장을 방문하고, 18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겠다."고 김일호 원내대표실 차장이 전했다.
이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라는 극약처방을 버리고 당무복귀를 결정한 배경에는 일단 원내에 들어와야 한다는 여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가 최고위원 사퇴를 강행했다면 반대파에게 '정치적 아집'으로 비춰질 수 있고, 지지자들에게는 밀어준 공이 사라지는 '허무함'을 안겨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의 당무복귀는 완전한 갈등해소라기 보다는 사면초가에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정치적 입지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무복귀에 조건을 달았다는 점은 이같은 사실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측은 강 대표 측에 ▷색깔론 제기에 대한 사과 ▷불공정 경선에 대한 진상조사 ▷향후 대선후보 경선의 공정성 담보 등 3가지 전제조건을 강 대표측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이에대해 "내가 직접 제기한 적이 없으며, 사과할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내홍이 마무리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단 당내 복귀를 선언한 마당에 이 최고위원이 또다른 극단적 행동을 보일 수 있을 가능성이 적고, 이 최고위원 처럼 강 대표의 선거 승리에 대해 크게 반감을 표명하는 인사가 없기 때문이다. 강 대표도 당무와 당직인선에 이 최고위원의 의사를 어느정도 반영하는 등 회유책을 쓰겠다는 계획이어서, 이 최고위원의 반발은 갈수록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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