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40조원 시대…투자 요령은?

입력 2006-07-10 07:55:51

최근 두 달 남짓한 기간에 코스피지수가 200 포인트 이상 하락을 경험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린 주식형펀드들이 속출하고 있다. 게다가 시장이 겨우 반등 기미를 보일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다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및 유가급등 등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40조 631억 원을 기록해 36년 만에 주식형 펀드 4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조정장세 속에서도 주식형 펀드에 대한 열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마음 한 구석엔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전문가들은 이럴때일수록 펀드투자의 기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최선의 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적절한 투자인지 점검이 필요하다=펀드투자를 할 때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내할 수 있을 지와 재무적 능력에 대한 판단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개인의 투자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충 감으로 판단하기보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객관적인 조언을 얻는 것이 좋다.

또 펀드 선택에 앞서 주식과 채권, 부동산, 입출금식예금 등 각 자산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비율을 정할 필요가 있다. 축구나 야구 등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공격수와 수비수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장기적인 안정적 자산증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채권(수비수)와 주식(공격수), 부동산 등에 골고루 투자되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투자기간도 펀드 선택의 중요한 변수다. 초등생 자녀의 학자금을 준비한다거나, 10년 뒤 정년퇴직을 염두에 두고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처럼 투자기간이 길 경우에는 주식형 펀드 비중을 늘릴만하다. 하지만 1, 2년 뒤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등 분명한 자금계획이 서 있다면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가 적당하다.

펀드 수익률에 너무 현혹되어서도 안 된다. 펀드판매 창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수익률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실적인 만큼 나에게 이익이 되는 미래수익률은 아니다. 잘 알지 못하는 곳에 투자하는 '묻지 마 투자'는 재테크 실패의 지름길이다.

◆위험을 분산할수록 돈 번다=적립식 펀드투자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일정금액을 매월 꾸준히 투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주가변동에 따른 위험을 시간적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재산을 한 곳에 몰아넣는 '몰빵투자'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가능하면 시간적 분산 이외에 투자대상의 스타일이 다른 펀드에 나누어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펀드 스타일은 편입된 종목의 시가총액에 따라 대형·중형·소형으로 나눌 수 있고, 종목의 성격에 따라 ▷가치주(내재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 ▷성장주(내재가치대비 고평가됐지만 성장가능성이 높은 종목) ▷혼합주(가치주와 성장주의 중간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펀드에 나누어 가입하면 증시 상황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급락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펀드투자 경험이 적은 개인 투자자가 펀드 스타일과 각종 수익률을 근거로 우량펀드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s)를 고려할만 하다. 펀드오브펀드는 이미 검증된 국내외 우량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그 자체로 분산투자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펀드오브펀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기대수익률이 낮고, 펀드에 이중 가입하는 것이 되어 운용보수가 이중으로 나간다는 것이 단점이다.

◆포트폴리오(분산), 어떻게 짤까= 분산투자에는 나이와 수입, 가족관계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젊은 투자자는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다소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지만, 중장년층은 원금손실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나이를 기준으로 할 때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비중을 주식형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형이나 예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40세라면 금융자산의 60%(100-40)는 주식형에, 나머지 40%는 채권형이나 예금 등에 맡기는 식이다. 물론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100이 아니라 11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비중을 주식에 투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종류의 자산에 너무 많은 비중을 투자하는 것은 분산투자의 원칙에 비춰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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