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승부조작 축구구단 처벌수위에 관심

입력 2006-07-07 08:38:42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독일월드컵 결승 진출에 따른 축제분위기 속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불거진 이탈리아 프로축구계의 승부조작 스캔들의 처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프로축구 세리에A의 승부조작 스캔들과 관련해 유벤투스, AC밀란, 라치오, 피렌체 등 명문구단 4곳을 기소했던 이탈리아 검찰이 법정에서 이들 구단에 대해 중형을 요구하고 있지만 축구팬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들 4개구단 소속 선수들의 얼굴에서도 걱정하는 표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일부 재계 거물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명예를 손상시킬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년에 식품그룹 파르말라트의 금융스캔들로 재계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안토니오 파지오 중앙은행 총재까지 물러나며 큰 파문을 일으켰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재계의 유명 가문들이 축구구단을 실제 운영하지는 않더라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피아트를 세운 아그넬리스 가문은 유벤투스의 대주주이며, 이탈리아 최고의 갑부로 몇달 전까지 총리를 지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가문은 AC밀란의 회장을 맡고있다. 또 명품 패션그룹 토드의 디에고 델라 발레 회장은 동생과 함께 피렌체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탄지가문은 파르말라트 그룹이 도산하기 전까지 파르마 구단을 갖고있었다.

최근 FT와의 회견에서 "토드 사업에서 돈을 벌어 피렌체에서 까먹고 있지마ㄴ 축구는 우리가문의 휴일 취미"라고 밝히기도 했던 델라 발레 회장의 경우 이번 승부조작 파문으로 최근에 9시간 가량 직접 조사를 받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고있다. 재계 명문가로서 이미지 타격도 없다. 토드의 주가가 스캔들이 터지기 직전인 5월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는 무엇보다 구단주가 2-3중으로 보호되고 있는데다 월드컵 우승을 눈앞에 둔 축제마당에서 '화해 무드'가 형성됐기 때문. 밀라노 보코니 대학의 카를로 카르네발레 교수는 "월드컵에서 독일까지 격파한만큼 이제는 모든 것을 용서해주고, 잊어버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부조작 파문은 지난 5월 시작됐다. 일부 구단과 축구경기 관계자들이 심판을 부적절하게 배정하는 등 부패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혐의가 드러나면서 수사가 진행돼왔다.

구단에 대한 재정적 처벌은 매우 무거울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벤투스 구단의 경우 존폐의 기로에까지 내몰릴 수 있다고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이 주장했다.

유벤투스는 재판에서 혐의가 유죄로 드러나면 세리에A에서 한 단계 아래 리그로 강등되면서 스폰서 및 TV방송계약 차질, 선수 이탈 등으로 금전적인 면을 포함한 손실을 입겠지만 금방 제자리를 회복하리라는 기대가 지배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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