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정당 '분열' 군소정당 '단합'…여의도 이상기류

입력 2006-07-05 10:15:32

우리당 개각 후폭풍 내홍…한나라 전당대회 비난전

최근 여의도 정가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거대정당은 당내 현안 때문에 분열 양상을 보이는 반면 군소정당들은 "단생산사(團生散死·합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를 외치며 단합을 꾀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띠고 있는 것.

열린우리당은 우선 개각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심기 불편 발언과 김근태 당 의장의 봉합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파 간 갈등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4일 일부 의원들은 "개각에 대한 당의 불만에는 충분히 이유가 있었음에도 당 지도부가 너무 소홀했다."고 비판했고 김근태 의장 측은 "교육부 수장은 정책적 확신성, 추진력, 일관성을 갖춰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김병준만한 인물은 없다."고 반박했다. 당·청 관계 재정립은 당초 정동영 전 의장이 줄곧 강조해온 것. 이번 논쟁이 자칫 전·현직 의장 간 계파 싸움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또 김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수렴을 따로 해 각각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점을 들어 현직 지도부 간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정치적 무게가 있는 인사들이 대거 출마한 전당대회 선거전에서 도를 넘는 듯한 공격성 발언이 제기돼 후보자들 간 감정의 골이 너무 깊게 패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열양상을 띠고 있는 선거전에서 8명의 후보들은 상대방의 환부를 찌르고, 폄하하는 발언을 심심찮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후보 전원이 화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선거전에서 붉어진 얼굴이 펴지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는 반대로 민주노동당·민주당·국민중심당·무소속 의원들은 정당을 초월한 연대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소야(小野)' 연대를 통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현재 20석인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은 여야 거대정당의 반대로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국민중심당과는 클럽 형태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다른 정치세력과도 구체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념적 지향이 다른 정당들로 구성되는 만큼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지만 원내대표격인 사령부를 각 당이 돌아가면서 맡는 방안을 채택해 문제를 해소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회기일정, 상임위 배정 등 국회 운영에 관한 주요 사안을 결정할 권한을 갖게 되고 특히 운영비 지원, 정책연구위 설치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교섭단체의 고유권한이 연대 강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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