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은 '유로 2006(?)'

입력 2006-07-03 09:15:19

…24년만에 유럽팀 독식

2006월드컵은 '유로 2006'이 된 것 같다. 영광의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강호들의 치열한 승부가 거듭되는 과정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가 미끄럼을 탄 데 이어 최강의 브라질마저 예상치 못하게 짐을 쌌고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2006독일월드컵의 주인공이 되고자 4강 대열에 섰다. 유럽 팀들만이 4강에 진출한 것은 1982년 스페인 월드컵대회 이후 24년만이다.

◆독일-이탈리아(5일 오전4시·도르트문트)

독일은 개최국의 이점을 바탕으로 결승 무대에 오르고자 하는 의지가 강렬하며 더욱이 브라질이 프랑스에 패해 탈락했기 때문에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1994년 미국 월드컵 준우승 이후 12년 만에 결승 무대에 서고자 하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으며 독일에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이탈리아가 독일에 비해 앞선다고 할 수 있지만 독일은 개최국이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전력이 상승하고 있어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독일의 미로슬로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 이탈리아의 루카 토니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의 공격진, 미하엘 발라크, 베른트 슈나이더, 바스티안 슈타인슈바이거, 토르스텐 프링스가 버틴 독일의 미드필드진과 프란체스코 토티, 안드레아 피를로, 젠나로 가투소 등 이탈리아 미드필드진의 면면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경기 운영의 안정성 면에서 이탈리아는 독일을 앞선다. 비교적 어린 독일 선수들은 활기차고 폭발적인 경기를 펼쳐오다가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필리프 람, 슈타인슈타이거 등이 부담감을 보이며 부진한 등 기복을 보이기도 했다. 독일은 8강전까지 11득점, 3실점을 기록중이고 이탈리아는 9득점, 1실점(자책골)을 기록중이다.

이에 비해 이탈리아는 강화된 반칙 규정에 맞춰 옐로 카드를 받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반칙 등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으며 빠르고 정확한 역습으로 결정타를 날리는 데 능하다. 이탈리아는 침착하고 때로는 교활하며 빠른 축구를 구사한다.

이같은 양 팀의 면모는 3월 열린 평가전에서 이탈리아가 독일을 4대1로 대파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독일에 강해 역대 전적에서 5승5무3패, 월드컵에선 2승2무로 우세를 보였다.

◆프랑스-포르투갈(6일 오전 4시·뮌헨)

최강 브라질을 격파하면서 1998년 월드컵대회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은 프랑스는 이제 노쇠한 팀으로 깎아내리기 힘들 정도로 강력하다. 은퇴를 눈앞에 두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지네딘 지단이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고 티에리 앙리의 골 결정력과 파트리크 비에라, 클로드 마켈렐레의 중원 방벽도 강력하다.

포르투갈도 만만찮다. 지단처럼 마지막 월드컵을 뛰고 있는 루이스 피구와 경고로 인한 출장 정지가 해제돼 나오는 데쿠, 코스티냐, 마니시 등이 포진하는 미드필드진은 공격 능력이 뛰어나며 압박 수비 능력도 괜찮다.

히카르두 카르발료, 파울로 페레이라 등이 버티는 수비진도 윌리엄 갈라스, 윌리 샤놀 등 프랑스의 수비진 못지 않게 튼실한 편이다.

미드필더들의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공격작업을 해나가는 포르투갈이 비에라와 마켈렐레가 버티는 프랑스의 강력한 중원 수비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라질의 강력한 화력을 무실점으로 막은 프랑스의 수비를 포르투갈이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지단과 앙리의 콤비 플레이가 위력을 더해 나가고 있는 프랑스는 활기찬 신예 프랑크 리베리의 공격력도 날카로와 포르투갈 수비진을 괴롭힐 전망이다.

그래서 무게감에서 프랑스가 약간 앞선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는 1996년 이후 포르투갈에 4전 전승을 거두고 있는데 유로2000에서 프랑스가 2대1로 이긴 데 이어 가장 최근 대결인 2001년 4월의 경기에서는 프랑스가 4대0으로 이겼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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