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공무원들 석달 만에 급여 받아

입력 2006-06-21 10:38:48

19일 가자지구의 각 우체국에는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공무원들의 행렬이 꼬리를 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들이 우체국 창구에서 받은 것은 100달러짜리 지폐 3장씩이었다.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손에 쥐게 된 급여였다.

이는 지난 1월 총선에서 승리한 하마스가 정부를 구성한 이후 서방 측이 이스라엘 인정 등을 촉구하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 자치정부가 공무원 급여조차 지급할 수 없을 정도의 재정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가지고 있던 귀중품을 팔아 생활하거나 그것도 모자랄 경우는 빚을 져가면서 하루하루를 어렵게 생활해와야만 했다.

그러나 이날 3개월여만의 급여를 받아든 기쁨도 오래가지 못했다.

보건직 공무원인 사미르 하사냐는 이날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 식료품 가게 외상도 갚고 은행빚도 갚아야 하고 집세도 내야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급여를 받은 공무원은 모두 9만1천여 명. 월 소득이 333달러에서 555달러 사이의 공무원들이 대상이었다.

앞서 자치정부는 월 소득 333달러 미만 공무원 4만여 명에게 급여를 지급한 바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하마스 정부에 대한 서방세계의 제재가 조기에 해결되지 못할 경우 언제 다시 급여를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공무원은 모두 16만5천여 명. 인건비만으로도 한 달 평균 1억3천만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해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던 자치정부는 외부의 재정지원이 끊기자 급여조차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파산지경에 빠진 것이다.

그나마 자치정부가 몇 달 만에 일부에 급여를 지급할 수 있던 것은 자치정부 장관들이 아랍·이슬람권 국가를 돌며 현금을 지원받아 직접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등 열성적인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장관들이 은행을 통한 송금 대신 현금을 직접 운반한 것은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간주하는 미국으로부터의 제재를 우려해 하마스 자금 취급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날 자치정부 공무원들이 은행 대신 몇몇 우체국에 장사진을 친 것도 시중은행들이 하마스의 자금 취급을 꺼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경우는 현금수송도 어려워 이들 지역의 공무원은 아직도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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