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녕-이의근 "퇴임 후 대구 삽니다"

입력 2006-06-07 10:53:23

오는 30일 퇴임하는 조해녕 대구시장과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대구에 각각 집을 마련, 계속 대구에 머물기로 했다. 지난 4월 귀국한 문희갑 전 대구시장도 대구 달성군 화원읍 남평 문씨 세거지에 거처를 마련, 대구에 살기로 했다.

과거 관선시절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역임한 인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서울 등지로 훌쩍 떠난 것과 크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시·도지사를 그만둔 인사들 중 지역에 남은 인사는 이종주 전 대구시장이 유일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민선 시·도지사를 지낸 이들이 계속 대구에 남아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려는 뜻은 환영할만하다."며 "시·도지사를 지낼 때의 공과(功過)를 떠나 이들의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 한 관계자도 "대구에는 원로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시·도지사를 지낸 분들이 퇴임 뒤에도 계속 대구에 남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들이 가진 노하우를 지역발전을 위해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이 청와대와 중앙 부처에 오래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풍부한 인맥과 경험 등을 지역의'자산'으로 활용해 지역 현안해결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이들 세 명은 지역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공통적으로 피력한 상태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남구 봉덕동 효성타운에, 이의근 도지사는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에 각각 집을 마련했다.

조 시장은 퇴임 후에 계속 관여해 온 자원봉사활동에 전력하기로 했다. 지금도 조 시장은 전국단위의 민간 자원봉사단체 장을 맡고 있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퇴임 후 자원봉사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1995년부터 3선 연임에 성공, 줄곧 경북도를 이끌어 온 이 도지사는 퇴임 후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도정에 대한 조언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등지에서 "모시고 싶다."는 요청을 수차례나 받았지만 이 도지사는 고향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뜻에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지사는 도정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발전 관련 포럼활동과 함께 '사랑의 집짓기' 활동 참여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또 우동기 영남대 총장의 요청에 따라 영남대 석좌교수직을 맡아 45년동안의 행정 경험과 현장에서 익힌 관련 지식을 후학들에게 전수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3년 전 출국, 미국 예일대에서 동양문학 관련연구를 한 뒤 지난 4월 귀국했다. 앞으로 대구에 머물면서 한학과 전통가옥에 대한 연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문 전 시장은 7일에는 대구시 공무원 7, 8명과 만나 저녁식사자리를 갖고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시정 등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시장은 그동안 몇차례 대구를 방문, 지인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학계 한 인사는 "시·도지사를 지낸 분들에게 서울 등지에서 활동하는 출향 인사와 지역을 연결하는 고리역할을 맡기는 등 그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역 화합 등의 차원에서도 끝까지 고향을 지키려는 이들의 뜻에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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