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뻐꾹새 우는 소리를 들으니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구나.
옛날 어느 곳에 부모님을 일찍 여읜 형제가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단다. 열두 살 된 형은 돌림병 끝에 눈이 멀어 앞을 볼 수 없었고, 열 살인 동생은 몸이 몹시 약했대. 그래도 동생은 마을을 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여 나다닐 수 없는 형을 봉양하였지.
어느 해 흉년이 들어서 먹을 것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단다. 그러나 동생은 주린 배를 참고 먹을 것을 구해 와서 형을 굶지 않게 하였대.
"넌 왜 먹지 않니?"
형은 먹을 것을 구해 오기만 하고 먹지는 않는 동생을 이상하게 여기고 물었지.
"응, 나는 건넛마을 잔칫집에서 많이 먹었어."
"이상하다. 그 마을에는 매일 잔치가 열리느냐?"
"응."
"그렇다면 어디 네 팔을 한번 만져보자."
순간, 동생은 움찔하였지. 그래서 동생은 얼른 다리를 내밀었단다.
자기의 팔이 가느다란 줄 알면 형이 슬퍼할 것 같아서였지. 그런데 형은 동생의 다리를 만지며 생각하였지.
'아니, 이 녀석 봐라. 팔이 거의 내 다리만큼이나 굵네. 이 나쁜 놈, 정말 자기만 많이 먹고 나에게는 부스러기나 갖다주었구나.'
그리고는 동생을 닦달하였지.
"그럼, 너 내일 나하고 같이 건넛마을로 가자."
"안 돼, 고개가 매우 높아. 그리고 내일은 잔치가 없어."
동생은 음식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형이 알게 되면 미안해할까 봐서 얼른 둘러대었지.
'어, 이 녀석이…. 내가 앞을 보지 못한다고 무시하네.'
형은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는 욱하는 마음으로 그만 동생의 목을 누르고 말았단다.
아무 것도 먹지 못해 힘이 없었던 동생은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지.
한참을 지나도 동생이 아무런 기척을 내지 않자 형은 더듬더듬 동생을 만져보았지.
"아니, 내 동생 팔이 이렇게 가늘 수가! 그렇다면 아까 만진 것은 동생의 다리였구나. 아아! 내가 동생을……."
형은 동생을 부여안고 마구 울부짖었지. 그러다가 형도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단다. 그리하여 두 형제는 뻐꾸기가 되었는데 먹을 것이 귀한 봄철이 되면 앞산과 뒷산에서 서로를 애타게 불러댄다는 구나. 잘 들어 봐. 뻐꾸기가 울면 건너편에서 또 다른 뻐꾸기가 울어대지.
이 이야기에서 형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해.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오해하며 늘 좀 더 많이 가지려 하는 우리 모두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 같구나.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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