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대구시가 오늘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인터넷으로 수렴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 12명으로 '시민 참여 예산 연구회'를 구성한 뒤 첫 설문조사를 결정했다고 한다. 주제와 직결된 20개의 항목은 예산 규모를 키워야 하느냐 마느냐, 키운다면 재원은 어떻게 조달해야 할까 등 거시적인 질문에서부터 출발해, 어떤 분야 예산을 늘리고 어떤 분야 예산을 줄여야 할지에 이르기까지 의견을 묻고 있다.
대구시 예산은 이 지방정부의 단기 재정뿐 아니라 당해 연도 주력 사업을 반영하는 살림살이 프로그램이다. 이것과 중기 재정 계획 및 도시 계획 등을 포괄해 판단한다면 중장기적인 도시 발전 방향까지 가늠할 수 있다. 그렇게 비중 높은 일이지만 예산안 등의 수립은 지금까지 각 부서 요구 수합 및 종합 배분 등 과정을 통해 시청 내부에서 주도돼 왔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길은 개별적 로비 같은 비공개적 통로 외에는 없었고, 시의회가 있긴 해도 수립 제출된 예산안을 검토하고 일부 의견을 반영하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본다면 시민 참여형 예산 편성 제도는 분명 진일보한 제도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설문 정도로는 시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느낌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대구시가 나아가고자 하는 중장기적인 방향에 대한 의견부터 물어야 그 다음 재정 배분을 논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다. 그 결과 질문은 너무 추상적으로 흘렀고, 답변 역시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중기 재정 계획 및 투융자 심사 등에까지 시민들을 참여시킬 방안을 연구하겠다는 관련 '연구회'의 앞으로 활동에 적잖은 기대를 보낸다. 모처럼 탄생시킨 이 제도를 잘 성숙시켜 나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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