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축제 가자…'취업파티' 생겼단다"

입력 2006-05-19 07:15:32

지역 대학들의 축제문화가 변하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 취업상담 행사도 함께 열려 대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놀고 마시는 소비지향적 축제를 지양하고 취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축제로 바뀌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봄 축제가 한창인 영남대 캠퍼스. 학과, 동아리에서 학생들이 수많은 천막을 설치한 가운데 취업상담용 천막이 눈길을 끌었다. 이것은 대학측과 총학생회,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가 공동으로 설치한 '취업어울림 한마당' 행사 천막. 행사 첫날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지 않았지만 취업준비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4학년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내년 졸업을 앞둔 이현호(26·경영학과 4년) 씨는 "직업선호도 검사와 상담을 통해 취업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친구들에게도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는 지역 대학, 총학생회와 공동으로 지역 대학을 순회하며 축제기간 동안 '취업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열고 있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취업전략을 돕기 위한 것.

종합취업정보관을 운영해 해외취업과 공무원시험, 유학 등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면접 메이크업, 건강상담, 노동상식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졸업예정자에게는 입사지원상담 및 현장면접을 실시해 우수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유망기업에 근무중인 해당 학교 졸업 선배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정길석 영남대 학생역량개발실 취업지원팀장은 "지역 대학들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면서 "축제기간을 이용해 많은 학생들에게 취업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축제기간 동안 취업상담을 실시하는 것은 지역 대학생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졸업자의 평균 재학기간은 5년 11개월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대졸자의 재학기간인 5년 4개월보다 7개월이나 늘어난 수치이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학생들이 어학연수, 인턴, 고시공부, 자격증 준비 등을 위해 추가로 휴학하는 등 졸업을 미루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는 외형에 치우친 취업박람회 보다 대학교를 직접 찾아 내실있는 취업상담회에 집중하고 있다. 또 대학과 총학생회도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축제기간동안 취업관련 행사를 함께 열기로 합의했다.

한편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경북대에서도 축제기간중에 '취업어울림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이 기간동안 직업선호도검사 및 면접클리닉, 일본 IT업계 취업전략 및 취업상담 등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취업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배상인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 취업지원팀 파트장은 "대학축제 동안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인 취업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대구·경북지역 4년제 대학 및 총학생회와 함께 축제 기간 동안 취업관련 행사를 확대해 지역 대학생들의 취업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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