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단 현장속으로] 달비골 생태학습

입력 2006-05-16 07:37:28

대구 최고의 도시자연공원인 앞산. 508만 평 규모에 연간 이용자만 천만이 넘는다. 대구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계를 갖춘 앞산은 지금 개발이냐, 생태계 보전이냐는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다. 기자단은 지난 7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달서구 달비골과 남구 고산골에서 생태학습을 했다.

▶달비골 생태 학습

달비골에서의 앞산 생태 학습은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대구교사모임'의 임성무(대구도원초) 교사와 함께 했다. 임 교사는 망원경으로 박새를 보여주면서 "흰 뺨에 까만 넥타이를 매고 쓰쯔피 쓰쯔피 라고 울며 전봇대 속의 빈구멍에 집을 짓는다."고 했다. 산을 오르면서 갈퀴덩굴을 만나자 천연염색 때 노란 물을 들일 수 있고, 모기에 물렸을 때 즙을 바르면 치료가 되는 나무라고 소개했다. 꽃자루의 위치에 따라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배꼽풀로 나눌 수 있다며 재미있는 식물의 이름도 들려주었다.

앞산에 가장 많이 핀 꽃은 벌노랭이와 방가지똥, 꽃마리꽃이었다. 나무는 수피가 코르크처럼 푹신한 굴참나무와 임금님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며 이름 붙여준 상수리나무가 가장 많았다. 지금 가장 많이 핀 이팝나무는 보릿고개동안 배고픈 마음을 쌀밥으로 표현한 나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고산골 생태 학습

남구 고산골에서는 '생명의 숲' 이정웅 운영위원과 함께 생태학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위원은 "나무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고귀한 선물"이라며 자신이 직접 촬영한 100여 가지의 꽃과 나무 도감을 기자단에게 건네기도 했다. 그 중 깽깽이풀은 고산골과 큰골 중턱에서 살며 현재 멸종 위기에 있는 2급 식물로 보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랏빛 오동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재질이 단단해서 장롱이나 악기로 많이 사용했고 딸이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어두었다가 시집갈 때 장롱을 해 주기도 했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숲이 주는 혜택으로 삼림욕을 빼놓을 수 없다. 살아있는 나무는 곤충이나 다른 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테르펜이라는 물질을 내뿜는다. 향기 나는 식물은 코를 즐겁게 해주고, 피부를 좋게 해주는데 이를 삼림욕이라 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가장 적당하다. 산의 가장자리나 깊은 삼림 속으로 들어갈수록 더 많은 효과가 나타난다.

▶토요 앞산 숲속 학교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대구 교사 모임에서는 대구시 달서구 속칭 달비골 청소년 수련관에서매주 토요일마다 '토요앞산숲속학교'를 운영한다. 대구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체험은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도 요청하면 가능하다. 토요휴업일에는 오전부터 가능하고 그 외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이다.

이 행사를 기획, 진행하고 있는 임성무 교사는 "대구시민이라면 당연히 앞산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소중함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학교를 열게 되었다."고 말했다. 참가비는 일인당 5천 원이며 신청은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대구교사모임(konect.ktu.or.kr/daegu.htm), 대구녹색소비자연대(www.dsdn.or.kr)로 하면 된다. 토요숲속학교는 오는 11월까지 계속된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우리 생태계 누가 지킬까요

임성무 선생님은 앞산에 터널 뚫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산은 우리 어머니 같은 산이니까요. 앞산은 많은 풀들과 곤충을 품고 있습니다.

갈퀴덩굴은 천연 염색에도 사용하고, 모기 물린 데 바르면 부은 것이 가라앉는데 색깔은 노랑이 아니라 초록입니다. 또 뽀리뱅이라는 웃긴 이름을 가진 꽃이 있는데 이 꽃은 노랑색입니다. 노랑색 옷을 입은 다른 꽃이 있는데 이 꽃은 이름이 산괴불주머니입니다. 열어 보면 수술과 암술이 나오고 끝에는 꿀주머니가 있습니다.

그리고 며느리밑씻개라는 풀이 있는데 풀이름에 '며느리'라는 말이 들어가면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못살게 굴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이 외에 며느리배꼽, 며느리밥풀도 있었는데 이것도 시어머니 때문에 불쌍하게 죽은 며느리 이야기지요.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상수리나무도 있었는데 상수리나무는 산불에 잘 안 탑니다.

또 직박구리라는 귀여운 새도 봤고, 흰뺨검둥오리도 망원경으로 봤습니다. 이렇게 많은 생물들을 두고 터널을 뚫으면 불쌍한 생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또 놀러 온 사람은 어디서 소풍을 즐길까요? 우리가 살아갈 생태계를 누가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김윤정기자(계성초5년)

▶새롭게 다가온 앞산

이때까지 앞산이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전에 앞산에 오면 "아! 공기 맑네."라고만 했는데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까지 하는 줄은 몰랐다.

이정웅 선생님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 선생님은 4천여 종의 식물이 있는데, 그중 천여 종은 나무 종류, 3천여 종은 풀이라고 했다. 나무는 공기를 맑게 해주고 홍수, 폭우, 가뭄도 예방한다. 야생동물을 길들이기도 하며 앞서 말했듯이 온도도 조절한다.

요즘 국토개발을 해서 숲이 없어지고 있는데, 약한 식물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멸종식물도 1급 보호식물과 2급 보호식물로 나눠진다고 한다. 1급 보호식물은 6종이 있는데 그중에 섬개야광나무는 울릉도에만 산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이름을 알아주면 나무도 좋아한다고 한다. 층층나무는 잎이 층층처럼 생겼다고 그렇게 불리고, 닥나무의 껍질은 한지로 사용된다고 한다. 쥐똥나무는 열매가 쥐의 똥처럼 까맣고, 하얀 꽃이 핀다고 한다. 국수나무는 줄기 안에 하얀 면발 같은 것이 있어서 국수나무라고 한다. 대동여지도에서 앞산을 찾아보면 성불산이라고 나와 있다.

이름이 앞산인 이유는 옛날에 남향을 보고 지은 집이 많아 앞에 있는 산이라고 해서 앞산이라고 한다.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앞산을 보게 되어 기뻤다. 이민주기자(계성초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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