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주춤'…숨고르기? 하향안정?

입력 2006-05-10 07:30:11

아파트 가격이 뚜렷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이후 상승을 거듭하던 아파트 매매 가격이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수성구를 중심으로 보합세에 접어들고 있으며 전세난도 신학기가 지나고 신규 입주 물량이 늘면서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특히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기던 분양 가격도 정부의 잇단 부동산 안정 대책 영향 등으로 상승 추세에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부동산 시장의 안정세가 올 가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어지는 관망세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4%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해온 수성구 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 3월에 이어 두달째 상승률 0%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따져보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이며 제자리 수준을 유지한 것.

대구 전체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4월에 비해서는 9.6% 올랐으나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1.9% 상승에 그쳤으며 수성구는 같은 기간 4.6%와 0.8%로 가격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또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지난달 수성구 지역 아파트 상승률이 -0.03%로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건교부가 발표한 지난 한해 대구지역 공동주택 가격 상승률 18.1%와 비교하면 부동산 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셈이다.

지역 아파트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심리적 위축에 따른 매수세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업소들은 "8·31 종합 대책에 이은 3·30 조치로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매도자들은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서 거래 형성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매수·매도세의 접점이 잘 형성되지 않고 있어 시장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재건축과 전세 시장도 3·30 이후 0.11%와 0.18%로 직전 평균 상승률 0.34%, 0.67%와 비교할때 상승 탄력이 완화되고 있으며 분양권은 -0.01%로 보합세를 나태내고 있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부동산 가격 불안에 따른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되면서 가격 안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난도 대형 재건축 단지 이주가 마무리에 접어들고 신규 입주 아파트가 증가하면서 조금씩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분양가도 안정세

지난 2004년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신규 분양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달서구 지역의 경우 30평형을 기준으로 평당 분양 가격이 700만 원을 넘어섰지만 이달 중순 월성동에서 분양에 들어가는 태왕의 경우 평당 690만 원대에 분양 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며 수성구 시지에서 내달 30평형대 아파트를 분양하는 SD건설도 지난해와 연말과 같은 분양가를 적용할 방침이다. 북구에서는 대림이 이달초 분양한 '대현 e-편한세상' 30평형대 평당 가격을 690만 원에 책정했으며 대우는 동구 각산동 지역에서 지난 2월 평당 570만 원대에 분양했다. 신일도 동구 각산동 해피트리도 30평형대를 평당 590만 원에 분양하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당초 계획한 분양가보다 5% 정도 가격을 낮춰 분양에 들어가고 있다"며 "분양 시장 상황이 지난해와 달라진 만큼 최고의 분양 전략은 이윤 폭을 최대한 포기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분양가 인상 자제 움직임은 지난 1, 2월 높은 분양가로 분양에 나섰던 일부 단지들의 초기 계약률이 10~20%에도 못미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성3가와 범어동 지역에서 분양에 들어간 업체들의 40평형대 분양가격은 평당 1천100만 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계약금 5%와 중도금 무이자 등 혜택을 따지면 지난해 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아진 셈"이라며 "분양 가격을 낮추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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