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생활의 중심" '무너지는 가정' 되살리기 확산

입력 2006-05-04 09:46:36

가정이 '생활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가족간 신뢰를 되찾으려는 아빠들 모임이 뿌리를 내리고, 최근엔 해체 위기에 처한 이웃 가정을 돕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것이다.

이혼 위기에 처했던 최윤기(56·달성군 가창면) 씨. 그는 일만 했고, 스트레스는 밖에서 풀었다. 엄격한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고자했다는 최 씨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방인'이었다.

결국 이혼 위기를 겪었다. 가족들은 최 씨에게 "이렇게 살거면 없어도 되지 않느냐"고 했다.

충격을 받은 그는 지난해 아버지학교를 다니게됐고, 그의 가정은 다시 사랑으로 화합했다.

"아버지학교에서 시키는 것을 꾹 참고 했습니다.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포옹하기, 그리고 아내와 자녀들에게 편지쓰기. 처음엔 무척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한달동안 꾹 참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결혼생활 30년동안 쌓이고 쌓였던 오해들이 눈녹듯 풀렸습니다."

'팔불출'이라는 주위 시선이 부담이 되기도 했다는 최 씨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을 전한 편지를 통해 내 잘못과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가정으로 돌아오기 위해 아버지학교, 부자모임 등을 찾는 아빠들의 수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대구·경북지부의 경우 매년 70명 수준이던 아버지학교 신청자 수가 올들어 80명을 훌쩍 넘어섰고 참가문의도 이달 들어 부쩍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 지역 '위탁 가정'의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위탁가정은 이웃이나 친지의 자녀들이 부모의 질병이나 실직, 학대, 방임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때 친가정을 대신해 일정 기간 동안 보호·양육하는 가정.

특히 일면식도 없는 일반 가정에서 이웃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 대구 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대구 지역 '가정위탁' 가정은 모두 148가구, 위탁 아동은 201명으로 이 중 일반 위탁 가정은 36가구, 맡겨진 아동은 46명.

지난 해 일반 위탁 가정이 27가구, 37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7.5%가 늘어났다. 특히 지난 2003년 일반 위탁이 고작 3가구, 4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3년만에 무려 12배나 늘어났다.

정동명 대구 가정위탁지원센터장은 "가정 위탁은 아동들에게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고 복지시설에 비해 양육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특히 일반 위탁은 친가정의 해체를 이웃들이 직접 나서 막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깨어진 가정이나 형편이 어려운 가정 아이들의 방과 후 학교인 '지역아동센터'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민간에서 운영하던 공부방이 지난 2004년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법정 아동복지시설로 제도화한 곳.

지난 2004년 7곳에 불과하던 대구의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 말 현재 29곳으로 무려 4배나 늘어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학교를 마치면 공부할 곳도, 밥을 먹을 곳도 없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라며 "지역아동센터는 이런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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