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럼즈펠드 이라크 깜짝 방문 속셈은?

입력 2006-04-27 15:27:18

="부시, 지난주 비밀리에 두사람에 여행 지시"

26일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국장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이라크 깜짝 방문은 이라크의 새정부 구성을 계기로 날로 높아져 가고 있는 반전 여론을 잠재우고 동시에 미국민들로 하여금 이라크 주둔 미군 감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은 26일 "고위급 장관 2명이 동시에 한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하고 관리들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이 총리 선출을 놓고 4개월간 교착 상태에 있던 이라크 정국에 지난주 돌파구가 열리자 마자 두 사람에게 이라크 여행을 비밀리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달 초 라이스 장관이 이라크와 관련, 미 행정부가 "수천가지 전술적 실책을 저질렀다"고 언급한데 대해 럼즈펠드 장관이 "그러한 말을 하는 사람은 전쟁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바로 반박하는 등 보기 드물게 갈등을 노출한 바 있다.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두 사람의 방문이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내 여론을 반전시켜 이라크가 생존가능한 정치적 미래를 지녔음을 확신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상을 주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걸맞게 이라크의 영구 정부 구성은 "이라크에 자신이 직면한 문제들을 처리할 진정한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이라크전 사상 하나의 '전환점'으로 간주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두 장관을 만난 조지 케이시 2세 육군 대장은 이라크의 새정부 구성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규모를 감축시킬 조건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좀처럼 철군 얘기를 꺼집어 내지 않던 럼즈펠드 장관도 "이라크의 새정부가 구성된 만큼 우리로서는 새 정부와 함께 지상의 제반 조건들과 우리가 어느 정도의 속도로 책임을 떠 넘겨줄 수 있는 가에 대해 논의를 개시하기 적당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만일 이라크 새정부 구성을 계기로 상황이 나아지고 미군 철군이 개시된다면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럼즈펠드 장관의 입지는 상당히 강화될 수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두텁게 요새화돼 있는 그린 존에서 자와드 알-말리키 총리 지명자를 포함한 이라크 지도자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14만 연합군과 수천명의 외교관들, 민간 근로자들이 이라크를 도울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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