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주인 '몸값' 얼마나 될까

입력 2006-04-23 06:36:42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공모 초반부터 수많은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는 '우주열풍'이 불면서 2008년 4월 탄생하는 첫 우주인의 '몸값'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천문학적인 경쟁률을 뚫고 우주인이 되면 '우주영웅'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각계의 광고출연 요청 등으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는 게 과학계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와 과학 대중화라는 공익적인 광고효과 못지않게 개인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이미 2003년 10월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5호'에 탑승, 우주비행을 마치고 귀환한 중국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41)의 사례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무명의 전투기 조종사에 불과했던 양리웨이는 하루 아침에 "국가의 영예를 대표하는 '국보(國寶)'이자 국가와 민족의 상징"이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며 당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로 기록됐다.

특히 현역 인민해방군 장교라는 특수성 때문에 상업광고에 출연할 수 없었지만 당시 중국 재계인사들은 모두 양리웨이의 상업적 가치가 워낙 높아 이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심지어 우주인 후보 훈련기간에 유제품을 독점 공급한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한 업체는 우주인들에게 유제품을 평생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며 광고에 열을 올렸고, 선저우 5호에 윤활유를 공급한 '창청(長城) 윤활유' 마저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릴 만큼 유명세가 대단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막강한 정보 인프라와 기업의 광고수요가 큰 특성을 감안할 경우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체감할 몸값은 중국의 사례를 추월할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 등 일각에서는 우주인이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상업 광고에 출연하는 방안을 제한하는 방안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주인 배출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항우연 관계자는 "향후 우주인이 탄생하면 대중적 인지도와 함께 광고출연 등의 요청이 쇄도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공익성 광고 외에 상업광고 출연 등을 일정부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도 "우주인의 귀환 이후 여러 가지 상황을 예상해볼 수 있다"며 "우주인 배출사업이 갖는 '공공성'을 감안,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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