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를 포기하자 오히려 회원들이 좋아하셨어요. 양친회 설립 취지를 살려 사회복지와 서민금융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겠습니다."
전후(戰後) 복구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던 양친회가 대구지부를 개설(72년)할 때부터 함께했던 사회복지사 정영애(시의원) 씨가 남구청장의 꿈을 접고 양친회신협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지역 유일의 여성 신협이사장이다.
"이번 5·31 지방선거처럼 '갑자기' 많은 여성에게 정치 바람을 불어넣고, '지독히' 바람을 맞힌 선거는 드물 것입니다."는 정 이사장은 이제 시의원에도 출마하지 않는다.
"그동안 양친회가 걸어온 길을 거울삼아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심는 금융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양친회는 남편을 잃었거나 거택보호를 받던 2천500 모자세대를 종합적으로 돌보았고, 정 이사장은 힘겨워하는 어머니 회원의 '대모(代母)'였다. 그렇게 고락을 나눈 35년이 양친회신협의 토대이고, 이제 여성 이사장을 맞아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하루 일당 1천 원이던 시절에 모자세대에게 생계보조비로 3천270 원을 주었고, 옐로우나 그린카드(의료보험제도)가 없을 때 양친회 내부의원(칠성동)에서 전문치료를 했습니다."는 정 이사장은 한때 양친회가 홀트보다 더 큰 사회사업기관으로서 지역개발사업까지 펼쳤다고 전한다. 대구에서 첫 백만인 모금운동을 통해 어린이회관 건립기초를 닦은 곳도 양친회다.
"국내 경제가 발전되면서 양친회가 철수(78년)했죠. 그러나 어머니회원들의 젖줄인 신협마저 해산시킬 수는 없어서 새로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죠. 사회사업과 신협을 같이하던 초창기 정신을 되살리려고 해요." 이러니 주부 조합원들은 고단하거나 힘이 들면 스스럼없이 이사장실을 드나들며 넋두리를 쏟아낸다.
"직원들은 고비용 저효율을 걱정하지만 저는 그게 바로 양친회신협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라는 정 이사장은 정치판과 인연을 끊으며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면 더 투명하고 남녀평등한 경영을 심화시킬 정 이사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가 크다.
최미화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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