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우리 생활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외국에서는 석면 대책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국내에는 정확한 실태조사나 통계 조차 없다. 관련법도 미비하다. 석면 노출이 가장 심한 건축물 철거현장을 비롯해 생활속의 석면 위험을 짚어봤다.
■공사장 인근의 '석면 위험'
지난달 석면이 검출돼 철거공사가 중단된 대구시 서구 중리주공아파트 인근의 한 문구점 주인은 "새벽부터 건물을 부숴 먼지,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창문을 열어놓으면 금세 빨래가 누렇게 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사장 인근에서 서구청에 분진, 소음으로 인한 민원을 낸 주민은 20여 명이나 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날린 분진, 먼지 중에 석면가루가 섞여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철거업체 측은 "공사장 전체 면적에 비하면 석면이 검출된 양은 극히 소소한 것 아니냐. 특히 고체화된 석면은 부숴져도 먼지, 가루는 얼마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생활 속 석면 공해
사무실이나 교실, 지하철 역사 천장에 쓰이는 '텍스'는 석면이 5% 이상 함유돼 있다. 사무실 칸막이로 쓰이는 '밤라이트', 창고나 무허가 건축물 지붕에 쓰이는 '슬레이트'에도 석면이 8∼10% 이상 함유돼 있다. 음향설비가 있는 스튜디오 벽면 '흡음재'도 석면으로 만들고 일부 자동차 브레이크라이닝도 석면 제품이다. 사무용 빌딩, 오래된 주택가, 학교, 학원 등에는 모두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가 도처에 널려있다. (표1 참조)
■석면 피해 갈수록 늘 듯
석면은 두께가 머리카락 5천분의 1크기로 미세하다. 석면 먼지를 호흡기로 장기간 흡입한 경우 잠복기를 거쳐 악성중피종, 폐암 등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노동부 관계자는 "70∼90년대 집중 수입된 석면량(표2 참조)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직업병 발생이 예상된다."면서 지난 5년간 전국에서 석면 직업병 환자는 37명이고 이중 2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백남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할 경우 10년 후 우리나라에서도 석면으로 인한 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건축물을 철거할 때 유럽처럼 일반철거·석면철거·폭파철거 면허를 3가지로 구분해 전문화하고 관련법 처벌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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