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 '위기는 기회'…주택구입 바람직

입력 2006-04-05 07:03:38

전세 물량이 품귀를 빚고 있다. 직장 이동, 신학기 봄철 이사 수요, 결혼으로 인한 수요가 겹쳐 전세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쯤에는 전세 물량 품귀 현상이 다소간 나타나고는 했지만 지금 분위기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고 하니 필자는 과거의 경험을 상기하며 없는 전세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고자 한다.

몇년 전 외환 위기 당시 '역전세 대란'이라는 말이 있었다.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할 정도로 숨가쁘게 오르더니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외환 위기 이전에 크게 올랐던 전세 가격이, 외환 위기와 더불어 급작스럽게 하락하자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되돌려 받지 못해 집 주인과 마찰이 생겨났고, 집주인은 전세금을 되돌려 주지 못해 의도적으로 집을 경매로 날려 버리는 상황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만사가 새옹지마'라고 외환 위기를 벗어나자마자 전세 가격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외환위기 당시 전세가의 큰 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집주인과 마찰 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세월을 기다려 준 세입자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시 전세를 구하기 위해 안달을 해야만 했다. 전세가나 부동산 시장도 순환 사이클을 그리며 반복이 되고 있다는 것을 경험적 사례로 보여주는 셈이다.

필자는 이러한 일련의 반복되는 과정을 상기한다면 내집마련이나 전세를 얻고자 하는 수요자들은 현재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예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그 결정에 따라 실행에 옮길 시기가 아닐까.

즉 치솟으며 품귀를 빚고 있는 전세를 찾아 뛰어다니는 수고를 하기보다는 현재 전세 가격이 지역적으로 매매 가격의 85% 이상에 육박하고 있는만큼 차라리 무리수일지라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다행이 주택 선택의 폭이 많이 넓어진 미분양의 시기여서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 미분양이 쌓이는 시기에는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영욱 대경대 부동산경영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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