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대오토넷 인수'로 수사 확대

입력 2006-04-02 20:02:09

현대·기아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전장부품 계열사인 현대오토넷의 인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사키로 해 수사 범위가 현대차 그룹 사주 쪽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 또 지난달 26일 압수한 현대차 그룹의 각종 자료를 분석해 비자금 관련범죄 혐의 등을 입증할 중요한 단서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은 2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달 26일 현대차, 글로비스에서 확보한 압수물의 분석을 대략 마치고 내일부터 현대오토넷 압수물분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박 중수부장은 현대차그룹의 현대오토넷 인수과정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질문에 "비자금 문제와 함께 플러스(Plus)다"라고 말해 인수 로비 의혹을 포함한 다양한 비리관련 소문을 확인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현대차그룹이 작년 7월 현대오토넷을 매입할 당시 금융권에서는 '헐값 매입'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현대오토넷은 올 2월 글로비스가 30% 지분을 갖고 있던 본텍을 주식맞교환 방식으로 흡수합병하면서 본텍의 평가액을 높게 책정하는 등 정의선 사장의 자금줄로 거론되는 글로비스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나왔다.

검찰은 정의선 사장의 경영권 승계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압수물 분석과 핵심 관계자 소환 등을 통해 새로운 단서가 나타난다면 사주 일가의 소환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대차그룹의 '후계구도' 수사 여부에 대해 "압수물과 비자금을 분석한 후에야 말씀드릴 수 있다"며 수사 성과에 따라서는 수사 대상에포함될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글로비스의 150억원대 비자금 외에 현대오토넷도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해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현대차 그룹 사주 일가에 대한 수사 가능성은 더욱높아진다.

검찰은 현대차그룹이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에게 서울 양재동 사옥 증축 인허가외에 사옥 매입 당시에도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 규명을 위해 김씨가 현대차의다른 인허가 과정에도 개입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박 중수부장은 또 현대차그룹의 압수수색 결과 내부 제보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증거를 확보하는 것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고 말해 비자금 수사가 진전되고 있음을시사했다.

박 중수부장은 "압수수색에서 좋은 성과가 났다면 기존 제보로 거둔 성과 이상인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압수수색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SK 수사인데 그때 1차 압수수색에서 수사 성과가 많이 나왔다"며 SK 수사 때 못지 않은 성과를 거뒀음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론스타 코리아 역삼동 사무실과 론스타 핵심 관계자 5명의 자택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위해 수사팀을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채 수사기획관은 "압수물 정밀분석을 위해 영어에 능통하고 수사·회계분석 능력이 뛰어난 일선 지청 소속 검사 2명과 국세청 등에서 10여명을 추가 영입했다"고말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 수사팀은 검사 4명과 수사관 등 10여명에서 20~30명 수준으로증원된다. 검찰은 이헌재·강봉균씨 등이 김씨가 한국지사장으로 있던 아더앤더슨의 지원으로 2000년 9월 시드니 올림픽 당시 부부동반으로 호주를 여행했다는 의혹과 관련, "본인들도 시인하는 만큼 (김씨가 개입했는지를) 확인해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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