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더 이상 선거 도구로 쓰지 말라

입력 2006-03-30 11:57:06

정부 여당의 교육정책이 갈수록 가관이다. 5.31 지방선거를 의식, 짧은 기간에 잇따라 세번씩 교육을 희화화시키는 발상을 내놓았으니 앞으로 얼마나 사전 검증없이 정부 여당이 불쑥 불쑥 던질 교육문제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할 지 걱정이다.

정부 여당은 사학법 개정에 따른 반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하려다가 청와대의 반대 기류에 부딪히자 교육부총리 스스로 재고의 여지없이 무산시켜버렸다. 이어서 열린 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실업계 학생의 '대학 내 10% 특별 전형' 방안을 들고 나왔다. 현행 '정원 외 3% 특별 전형'만으로도 지방대'전문대들은 정원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는 현실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선거에서 저소득 시민층의 표를 얻겠다는 셈법으로 무리수를 두는 만용을 부린 것이다.

정부 여당이 교육문제를 얼마나 안이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백미는 급조된 강남학군 폐지설이다. 열린우리당과 정부가 강남의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강남 학군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여론에 떠밀려 없었던 일로 되물릴 처지에 빠졌다. 교육부와 사전 협의가 없었고, 학군 조정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교육위원회도 몰랐다. 강남학군을 공동학군 혹은 광역학군제로 바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발상은 용납할 수 없다. 교육문제는 결코 부동산 정책의 하위개념일 수 없다.

교육은 교육논리로, 집값은 시장논리로 풀어야지, 표를 얻기 위해 교육을 정치의 수단으로 삼는 어리석음을 더이상 범하지 말라. 선거에서 표를 얻고 싶다면 제대로된 교육정책,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희망적인 교육정책을 내놓아야한다. 실효성보다 부작용이 더 큰 교육문제를 내놓을 때마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못잡는 부동산 문제를 강남 집값탓으로 여론몰이하는 형상, 국민들이 먼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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