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을 앞둔 농업인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든 땅을 놀리지 않고 벼농사를 지으려고 해도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체 작목을 찾기도 어렵다. 지난해 40kg 1부대에 4만7천원이던 벼 수매가는 14.5%가 폭락했다.
반면 영농철에 대비해 알아본 비료값과 농자재 값은 줄줄이 올라 있어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의 농산물협상에서 쌀 관세화 10년 유예를 인정받은 후 농촌의 구조를 조정한다는 명목으로 쏟아 부은 수십 조원의 예산은 다 어디로 갔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함께 UR태풍을 겪은 일본은 지금 다르다. 품종을 개량하고 도정 유통과정의 고급 쌀 생산체제를 완비해 견고한 자국 쌀 소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 농촌 상황의 악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쌀 협상 비준동의안의 국회통과로 의무수입 물량이 늘어나고 수입 쌀 시판이 허용돼 타격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어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정부는 WTO협상과 FTA체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의 시름을 덜어주어야 한다.
애써 농사를 지어봐야 적자투성이라면 누가 앞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겠는가. 농사를 포기하면 농촌경제가 위축되고 공동화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어진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나서 멍든 농심을 치유해주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박기범(대구시 중구 남산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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