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엿보기-선배들이 본 그들

입력 2006-03-11 07:06:33

신입사원들은 해마다 뽑힌다. 하지만 매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때마다 선배들은 입을 뗀다. "요즘 신입들은 뭔가 달라", "우리 땐 안 그랬는데…." 특히 신입사원들을 가장 일선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은 시선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들의 눈과 입을 빌려 요즘 신입사원을 들여다본다.

"자기관리능력은 기본, 친절한 말투와 환한 인상을 주는 미소는 신세대 코드."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높은 경쟁률 탓인지 학점, 토익 등 기본적인 실력만으론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장기를 하나쯤은 갖고 있다.

그리고 또다른 요인은 모나지 않은 성격에 환한 인상을 주는 밝은 미소. 한마디로 요약하면 관상(觀相)이 좋다는 것. 인상이 좋지 못한 여성들은 성형을 하는게 일반적 추세다.

대구은행 성무용 연수원장은 "화내고 짜증내는 인상은 면접에서 통과하기 힘들다"며 "3년 전부터 신입사원의 성격, 용모 등 여러 자질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연수교육을 받는 자세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은행 대졸 신입사원 연수 중에는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교육내용을 외우다 다음날 강의중에 코피를 흘린 연수생도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 특히 사법, 행정, 외무고시, 공인회계사(CPA) 등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뒤 받는 연수현장은 경쟁이 더 치열하다. 고시합격하는 것보다 연수 때 경쟁이 더 치열하고 힘들다는 연수생도 있을 정도.

(주)태평양 조지현 인사담당자는 "교육 연수 프로그램 자체가 신입사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며 "연수성적은 정식 부서배치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놀면서 쉽게 넘어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에 맞춰 연수내용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이 배는 지금 침몰직전이고 '50명 중 단 3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과제를 던지면 각자 자신이 살아야하는 절박한 이유를 설명해 모두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 이 때 어설픈 말을 하면 빠져죽어야 할 운명이 되고 가슴저미는 집안사정 등을 연극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신입사원의 이기적인 성향, 철학 부족 등을 꼬집는 담당자도 있었다. 한국담배인삼공사 강민서 인사과장은 "신입사원들의 기초 소양교육과 해당분야의 실무지식을 얻는 과정이 연수지만 선배나 동료를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은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www.joblink.co.kr)가 지난달 국내기업 인사담당자 6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졸 신입사원 채용 만족도'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과거와 비교할 때 신입사원의 단점'을 묻는 의견에서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마찰을 쉽게 참지 못한다'는 의견이 38.7%(266명)로 최고를 나타냈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 쉽게 이직을 생각한다'는 의견은 34.5%(237명)이었고 '지나친 의욕으로 조직력을 저해할 때가 있다'는 응답도 18.6%(128명)에 달했다(기타 8.2%).

반면 '과거와 비교할 때 신입사원의 장점'을 묻는 의견에서는 '어학 또는 컴퓨터 활용능력이 향상돼 업무적응속도가 빨라졌다'는 응답이 40.2%(276명)나 됐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출과 업무에 대한 적극성'을 꼽은 의견은 30.3%(208명)였고 '전문자격을 갖춰 전문성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22.4%(154명)이었다(기타 7.1%).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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