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충실하게 역사를 고증해 제작된 전통 사극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시대극들이 TV와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관객 1천만명을 넘은 '왕의 남자' 뿐만 아니라 최근에 개봉한 '음란서생' 그리고 안방극장의 '궁'과 '서동요' 같은 작품들도 그런 흐름의 영화나 드라마이다.
이른바 '퓨전 사극'이라 불리는 이러한 작품들은 극적 재미를 높이기 위하여 사실성에 얽매이지 않는다. 다양한 가공인물과 상황설정을 통해 연출자가 자신의 개성있는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그런 시도가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풍부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역사를 왜곡해 묘사할 여지가 있어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적 감각'은 사극의 무기
△요즘 퓨전 사극의 가장 큰 무기는 '고증 강박증'에서 벗어난 현대적인 감각이다. 극중 내외부 공간과 의상, 소품, 음식까지 한국의 전통미와 서구적 현대미를 녹여낸 스타일이 주류을 이룬다. 이같은 사극의 진화에는 리얼리즘의 억압에서 자유로워진 시대풍경이 담겨 있다. '음란서생'의 경우 사극이라는 외피는 40대 관객을, 음란한 인터넷 얘기라는 내용은 20대를 자극해 관객층이 두꺼운게 장점이다. (프로페셔널님)
창작도 선을 지켜야
△영화는 영화이고 역사는 역사이다. 다만 사실과 허구를 혼돈하지 않으려면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원래 잘 아는 사람이야 문제 없겠지만, 그런거 보고 다 진짜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게 문제이다.
창작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할 것 같다.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역사에 대한 예의이고 관객에게 역사적 교훈도줄 수 있을 것이다. (숲마을님)
'허구'는 명확히 밝혀라
△사극은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작가와 연출자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의지와 역량의 문제일 뿐, 정통이니 퓨전이니 하는 장르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명성황후'나 '불멸의 이순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듯이, 기본적인 사실관계마저 호도할 위험을 지녀서는 곤란하다. 퓨전사극을 표방할 거라면 시대 배경만을 '역사'로 삼고 내용은 '창작'으로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적어도 이것이 '허구'임을 명확히 하고 그런 창작의 묘미가 가미됐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rambling_man님)
역사를 제대로 고증해야
△사극은 사극다워야 한다. 중견 탤런트 이대로씨가 지적한 것처럼 요즘의 퓨전사극은 우리 전통문화를 올바르게 보여주지 못한다. 사극이 역사적인 사실을 제대로 고증하지 못한다면 후세대들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연기자들도 극중의 배역을 제대로 연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KBS 1TV 'HD TV 문학관'의 '노래여 마지막 노래여'에서 극중 남연의 소리 스승으로 나온 이대로씨가 자신의 역할 연기에 충실하기 위해 북과 거문고까지 손수 배운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대로님).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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