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신입생을 둔 학부모들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새 학기를 시작한다. 처음 학부모가 되면서 궁금하고 우려스러운 것들이 많기는 처음 학교에 가는 아이와 다를 게 없다. 그 중 제일 큰 고민거리는 아이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지, 학교 수업은 뒤쳐지지 않고 잘 따라갈지 하는 것이다. 3명의 1학년 담임교사로부터 1년 동안의 학습 계획과 이에 따른 가정에서의 학습 지도법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들은 1학년
1학년 신입생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책은 '우리들은 1학년'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막 졸업하고 처음 학교라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아이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삽화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학교생활 규칙을 중심으로 만든 책. 보통 3월 한 달 80시간 동안 수업한 뒤 4월부터 국어, 수학, 바른 생활,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등으로 과목을 나눠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남동인(성곡초) 교사는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 수업에 따라가지 못할 것을 우려해 선행학습을 다그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학습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차근차근 학교 진도에 따라 순서를 따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바른 생활은 인사에서
"쑥스럽게 씨익 웃으며 들어오는 아이보다는 씩씩하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며 들어오는 아이에게 아무래도 한 번 더 눈길이 가죠." 이종숙(동평초) 교사의 말이다. 이 교사는 '바른 생활'은 우선 제대로 인사하는 습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도움이 특히 중요하다. 아침마다 부모님에게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깍듯이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서는 아이들은 학교에 와서도 인사가 습관이 된다는 것. 1학년에서 배우는 '바른 생활'은 다름 아닌 올바른 가정교육에서 시작된다.
△바른 글씨쓰기
요즘 대부분의 1학년 학생들은 '가나다라'에서 간단한 단어까지는 쓸 수 있을 정도로 한글을 익혀서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상당수 학생들이 정서법에 맞지 않는 글자 쓰기를 한다는 것. 정확한 순서에 따라 획을 쓰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대로 모양을 그려버리는 것이다. 이 교사는 "글자를 쓰는 순서는 예쁜 글씨 쓰기와 이어진다"며 "잘못된 순서에 한번 길들여지면 고치기가 어려우니 배우는 속도가 조금 늦더라도 정확한 순서에 맞게 쓰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념부터 뿌리를 튼튼히
구구단을 줄줄 외는 아이는 많지만 실제 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아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학 선행학습에 욕심을 낸 부모들이 무리하게 아이의 수준을 끌어올리려 들기 때문. 김진희(용전초) 교사는 "수학은 일단 수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게 머릿속에 자리 잡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며 "가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일부터 십까지의 숫자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꽃 세 송이, 장난감 네 개, 손가락 다섯 개 등 수의 추상적인 의미를 구체적 사물과 연관지어 사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 개념이 올바로 자리 잡고 난 뒤에 간단한 덧셈, 뺄셈을 사물을 통해 가르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 때 빨리 셈을 하지 못한다고 자녀를 다그쳐서는 절대 안 된다. 김 교사는 "부모가 조바심을 내면 아이가 머릿속으로 암산하는 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나중에 더 큰 숫자의 덧셈, 뺄셈을 배울 때 손가락, 발가락까지 동원해 셈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틀린 받아쓰기는 빨간 펜으로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6월 정도가 돼야 간단한 문장 받아쓰기를 시작한다. 이 때 가정에서 받아쓰기 연습을 시켜주면 아이가 좀 더 빨리 올바른 맞춤법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1학년 학생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발음이 나는대로 글자를 쓰는 것. 이 교사는 "받아쓰기 연습을 하다 틀린 글자가 있으면 혼내기보다는 빨간 펜으로 틀린 글자 위에 정확한 표기법을 쓰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터득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바른 습관부터 길러주세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일단 자녀에게 가방에 있는 모든 것들을 꺼내놓도록 해 보자. 그리고는 "오늘 선생님이 뭘 가르쳐 주셨니?"라고 묻기보다는 "이 책으로는 뭘 배웠어?", "가위로는 뭘 했니?", "공책에 이렇게 써 놨는데 이 수업시간에는 뭘 했어?"라고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학교생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알림장을 확인하고 다음날 시간표에 따라 책과 준비물을 챙기는 것도 자녀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이 교사는 "어리다고 생각해서 모든 것을 엄마가 챙겨주려 하지 말고 자녀에게 맡겨 두면 몇 달 지나지 않아 아이는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습관이 몸에 밴다"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지난 2일 열린 북구 칠성초교 입학식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6학년 형들과 짝을 이뤄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애국가를 따라 부르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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