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서울대 정시 면접·구술고사 기출문제

입력 2006-03-07 07:13:53

2006학년도 서울대 정시 심층면접 및 구술고사는 대개 고교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은 범위 내에서 평이하게 출제됐다. 과거와 동일한 경향이지만 정확하게 답하기는 쉽지 않았다. 생물 문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용어의 정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대답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예를 들어 TCA회로(문제 1~3, 문제 1~4)에 대한 문제는 암기만으로는 답을 할 수 없다. 생물체의 항상성 유지 원리와 유전자 발현의 조절 원리까지 완전하게 이해하고 TCA회로 원리와 결합시켜야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이는 개념과 원리를 이용하여 주어진 문제를 이해하고 종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서울대의 신입생 선발 방향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생물 문제들을 통해 서울대 심층면접 및 구술고사의 출제 방향을 짚어 보자.

[문제]

생물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유기물의 분해를 통하여 공급받는다. 식물은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스스로 유기물을 생산하고, 동물은 유기물을 섭취하여 이용한다. 대부분의 생물은 이러한 유기물이 세포 호흡을 통하여 산화·분해될 때 나오는 에너지를 생명 유지와 생명 활동에 사용한다.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세포호흡(유기호흡)은 해당과정, TCA회로, 전자전달계의 3단계로 진행되는데 해당 과정은 세포질에서, TCA회로와 전자전달계 과정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진행된다.

1. 생물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유기물질들은 무엇인가?

2.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해당과정에서 포도당은 피루브산으로 1차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ATP)의 소모와 생산을 정량적으로 설명하라.

3. 유기호흡에 있어서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해당 과정을 통하지 않고 포도당이 직접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TCA회로를 통하여 산화 분해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4. 포도당이 가지고 있던 탄소는 TCA회로를 거치면서 이산화탄소(CO2)형태로 분해되어 발출된다. 이때 미토콘드리아로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을 인위적으로 저해한다면 TCA회로의 어떤 물질이 축적되겠는가? TCA회로를 구성하는 물질들을 중심으로 설명하라.

5. 미토콘드리아 내막에는 전자전달계 효소와 ATP합성 효소가 존재하여 전자전달과 동시에 ATP합성이 일어난다. 전자전달 과정을 통하여 ATP가 합성되는 과정을 화학삼투설을 근거로 설명하라.

6. 일부 미생물은 발효 과정을 통하여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도 포도당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효모, 젖산균(유산균)에 의해 일어나는 발효 과정을 비교 설명하고 실생활에서 이용한 예를 들어보라.

[풀이]

1. 생물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기물질은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이다. 이들 물질은 탄소 원소를 중심으로 수소와 다른 원소들이 공유 결합을 이루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세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이 가능한 에너지는 주로 공유 결합을 이룰 때 흡수한 에너지다. 따라서 유기물질은 공유 결합이 끊어지면서 에너지가 방출된다.

2. 해당 과정 중에는 한 분자의 포도당이 두 분자의 피루브산으로 1차 분해되면서 두 분자의 ATP를 생산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한 분자의 포도당이 한 분자의 과당이인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두 분자의 ATP가 사용된다. 6탄당인 과당이인산이 2개의 3탄당인 PGAL로 쪼개어지고 각각의 PGAL이 피루브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두 분자의 ATP가 생산되므로 총 4분자의 ATP가 생산된다.

2ATP

포도당 → 과당2인산 → 2PGAL → 2DPGA → 2PGA → 2피루브산

↓ ↓ ↓

2NADH2 2ATP 2ATP

3. 미토콘드리아는 계란 모양으로 생긴 세포소기관으로 보통 길이 2㎛, 직경 0.5㎛정도이며 두 개의 막을 가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의 외막은 큰 구멍이 있는 포린이라는 막 횡단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작은 분자와 이온이 잘 투과된다. 반면,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은 매우 많이 접혀져 있으며 거의 모든 이온과 극성 분자에 대하여 투과성이 없다. 대신 내막에 끼어 있는 특이한 단백질로 된 운반체들이 ADP와 긴 사슬 지방간 같은 분자들을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을 가로질러 운반한다.

두 개의 막을 가진 미토콘드리아에는 두 개의 공간이 있다. 하나는 외막과 내막 사이의 막간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내막에 의해 경계가 지어지는 기질이다. TCA회로와 지방산의 산화 반응은 기질에서 일어난다.

포도당이 TCA회로를 통하여 산화 분해되려면 외막과 내막을 가로질러 기질에 도달해야 하는데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은 포도당에 대한 투과성이 없으므로 기질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세포액에 있는 피루브산은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 있는 피루브산 운반체에 의해 OH-와 교환되면서 미토콘드리아의 기질로 운반된다.

4. 피루브산 및 옥살로아세트산, 이소시트르산, α-케토클루타르산이 축적된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인위적으로 저해한다면 산화적 탈탄산 반응을 거치면서 수소와 전자를 NAD에 전달하기 위한 TCA회로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없다. 특히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야 하는 과정이 중단되어 그 직전의 중간 산물이 축적될 것으로 보인다.

5. TCA회로에서 생성된 NADH와 FADH2로부터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전자전달효소를 통한 전자전달 과정은 일종의 산화-환원반응이다. NADH와 FADH2가 전달하는 전자와 수소 이온(혹은 양성자)을 통해 내막의 안팎에 일정한 화학 삼투기울기(수소 이온 농도기울기)가 형성되고, 이를 통해 ATP가 생성된다.

전자전달은 NADH가 전자 2개와 수소이온 2개를 FMN(플라빈 효소군의 보결군자단의 일종으로 플라빈 모노뉴클레오티드라고도 한다.)에 넘겨주는 순간 시작된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분포하는 전자전달효소는 환원력이 높은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다.

따라서 전자운반자가 받은 전자는 일련의 산화-환원반응을 계속하면서 에너지가 낮은 순서대로 전달된다. 이런 전자전달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내막의 CoQ와 시토크롬b 같은 수소 이온 펌프가 활성화되고, 수소 이온이 외부 구획(미토콘드리아의 외막과 내막 사이)으로 방출되면서 미토콘드리아 내부 기질과 농도 차가 형성된다.

이 때 전자전달 과정에서 형성된 수소 이온 농도기울기로 인해 수소 이온이 내부 기질로 자연 확산되고 이 과정에서 ATP합성효소에서 간접적으로 ATP가 생성된다. 이것을 산화적 인산화라고도 한다. 이 때 전자의 최종 수용체는 산소이며 물이 생성된다.

FMN → CoQ → 시토크롬b →시토크롬c → 시토크롬a → 시토크롬a3 → O2

↓ ↓ ↓

2H+ 2H+ 2H+

↓ ↓ ↓

ATP ATP ATP

NADH는 FMN을 통해 수소 이온을 펌프하고 FADH2는 CoQ를 통해 수소 이온을 펌프하므로 생성하는 ATP량이 다르다. 위 그림을 통해 비교하면, NADH에서 시작한 전자전달에서는 3개의 펌프를 거치면서 6개의 수소 이온이 이동하고, FADH2를 통해 시작한 전자전달에서는 2개의 펌프를 거치면서 4개의 수소 이온이 이동한다. 보통 2개의 수소 이온 펌프에 의해 1분자의 ATP가 생성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1몰의 NADH를 통해 3몰의 ATP가 생성되면 1몰의 FADH2를 통해서는 2몰의 ATP가 생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시트르산 회로를 통해 생성되는 8NADH와 2FADH2는 내막을 통해 각각 24ATP, 4ATP(합게28ATP)를 생성해낸다.

한편, 해당과정의 세포질에서 생성된 NADH는 미토콘드리아 내막을 통과할 수 없다. 그래서 NADH는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있는 운반자를 이용해 FADH2를 내부에서 생성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해당과정에서 형성된 NADH가 전자전달계에 직접 수소를 전달하지 못하고 FADH2가 수소를 전달하므로 1몰당 2ATP를 생성하게 된다. 그래서 전자전달계를 통해 생성되는 ATP의 몰수는 34ATP가 아닌 32ATP가 되는 것이다.

6. 산소가 부족하거나 없는 조건에서 해당 현상이 일어나면 이 때 형성된 NADH는 산소에 의해서 재(再)산화되어 NAD+를 재생시키지 못한다. 그러므로 세포 내의 해당에 의한 에너지 획득 반응은 정지한다. 이에 따라 NAD+는 다른 반응을 통하여 재생되어야 한다. 이 때 NADH의 전자를 에탄올이나 젖산 같은 환원된 최종 산물로 전달해야 연속적으로 NAD+를 재생할 수 있게 된다.

효모에 의한 발효 과정을 실생활에서 이용한 예로는 술의 제조를 들 수 있다. 술은 효모에 의해 일어나는 알코올 발효를 이용하여 제조한다. 또한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로 빵을 부풀리기도 한다.

젖산 발효는 대부분 젖산균에 의해 발생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일례로 동물의 근육 등 대부분의 세포에서 산소가 부족하면 젖산 발효가 일어나면서 젖산이 생성된다. 젖산이 축적되면 근육이 피로해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이렇게 생성된 젖산은 혈액에 의해 간으로 운반된 후 피루브산으로 전환된다.

(송원&이슈 심층면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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