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새내기 대학생이 되는 이자경(17·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입학예정), 한지연(17·포항공대 화학과〃) 양. 이들은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당수의 학생들이 기피하는 과학고에서 내신 성적만으로 당당히 포항공대에 입학한 학생들이다. 그것도 다른 학생보다 1년 일찍 조기졸업을 했다.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내신 성적을 관리했을까? 막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돌아와 한창 대학 생활의 꿈에 젖어있는 두 학생을 만났다. 고교 때부터 단짝 친구이자 대학 동기가 된 이들은 서로 상대방의 공부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있었다. 각자의 내신 관리 비법은 물론 서로가 평가하는 상대방의 공부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목표를 분명히 하라
"지연이는 과학고에 입학할 때부터 내신 성적만으로 포항공대에 진학하겠다는 분명한 꿈이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학생들보다 유독 내신 관리에 신경 쓰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과학고가 일반 고등학교보다 학생 수가 적은데다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이 모여 있어 내신 성적에 불리하다는 평도 있지만 과학고만의 혜택이 많으니까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었죠." 자경 양의 말이다.
내신, 수능, 각종 경시대회 등 여러 마리 토끼 가운데 한 마리를 잡는 데 승부를 걸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지연 양은 "다른 친구들처럼 올림피아드에서 상도 받고 싶고, 과학고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인 연구 활동에도 매달리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목표가 분명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을 분명히 정하고 그 학교의 전형방법을 잘 살펴 일찍부터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특히 신경 써야 할 과목과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점검한 뒤 꾸준히 관리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라
"모든 학생들이 털어놓는 비법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승패가 갈리는 것은 얼마나 꾸준하고 성실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느냐는 점이겠죠. 자경이는 하루에 공부해야 할 목표량을 정했다면 그것을 끝내지 않는 법이 없었다는 것이 남달랐죠."
지연 양은 '자경이의 성실함에는 따라올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칭찬했다. 그날 배운 것은 그날 꼭 소화하고 넘어간다는 것과, 날마다 정한 공부 분량은 꼭 해내고 만다는 2가지는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했다는 것.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가기 위해 쉬는 시간에도 자리를 뜨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
자경 양은 "내신 성적을 관리하는 데는 수업에 충실한 것이 왕도"라며 "수능에 비해 출제 범위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 수업을 확실히 소화하고 시험기간 3주 전부터는 전 과목을 돌아가며 3, 4차례 정도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자가 되라
지연 양은 자경 양에 대해 "착하기로 따지자면 전교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아이"라고 말했다. '필기의 제왕'으로 소문난 자경 양. 정리하는 법을 제대로 꿰고 있어 중요도에 따라 꼼꼼히 필기하는 한편 혼자 복습할 때도 그날의 수업 내용을 충분히 떠올릴 수 있도록 선생님의 농담까지도 적어둘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보물'같은 노트도 시험을 앞두고 친구들이 빌려달라고 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한때 내신 경쟁으로 학급 동료들 사이에 긴장감이 팽팽하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자경 양은 그런 것들과 거리가 멀다는 것.
자경 양은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과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면 학교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에 결국 성적과도 연관된다"며 "각자가 조금씩 장점이 있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은 서로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주며 돕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수학을 잡아라
수학은 고등학생들에게,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에게는 가장 부담이 큰 과목이다. 어려운 데다 비중도 높아 수학 성적에 따라 전체 성적이 상당 부분 좌우된다. 지연 양과 자경 양은 수학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일단 수학을 재미있는 과목으로 받아들였다. 문제를 하나씩 풀어갈 때마다 느끼는 쾌감을 생각하며 '어렵고 힘든 과목'이라는 고정관념부터 없앤 것이다. 그리고는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틈틈이 수학을 공부했다. 시간을 따로 정해 놓고 매달리기보다는 짬이 생길 때마다 수학 문제를 푸는 방법을 통해 공부시간을 늘린 것이다.
지연 양은 "막히는 문제가 있더라도 성급하게 해답지를 들춰보기보다는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생해서 해결한 문제는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쉽게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사진: 한지연 양(왼쪽)과 이자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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