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특구' 시·도 분열…"또 물먹나?"

입력 2006-02-24 11:02:27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침체일로에 있는 대구·경북이 지역경제 회생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모바일특구' 유치를 두고 또다시 시·도 간 경쟁과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대구·경북 경제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한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특구 지정이 완료될 모바일특구는 정보통신부가 향후 5년간 사업비 1조 원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으로 현재 각 지자체들의 유치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구미시와 경북도는 지난 22일 정보통신부에서 모바일특구 유치를 위한 설명회를 갖고 38명 규모의 유치위원회 구성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대구시도 유치를 위한 독자적 설명회를 준비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와 경북(구미)이 각자 독자적인 유치활동을 벌이며 경쟁관계가 될 경우 다른 경쟁도시들에 밀려 모바일특구의 지역 유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각계 전문가들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독자 행보는 지역 경제가 상호의존적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처사"라며 "LG필립스LCD의 파주공장 신설에 대해 지역사회가 제때 적극 대처하지 못해 구미·대구에서만 무려 5조 원이 넘는 산업피해를 입게 된 것이 불과 몇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에 교훈을 얻기는커녕 구태를 계속 반복한다면 대구경북의 미래는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원장 홍철)은 다음주 초 'CEO브리핑'을 통해 모바일특구의 의미와 경쟁도시 현황, 대구경북의 협력 필요성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의장 이종현)도 27일 오전 교수 및 기업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IT(정보기술) 관련 학습모임 팀장 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IT·모바일산업 집적지인 구미와 산학협력중심대학(경북대) 및 경북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한 임베디드산업 R&BD 기능,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대구칠곡지역의 모바일밸리, 경북대에 건설 중인 모바일테크노빌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대구경북지역이 모바일특구로서 안성맞춤"이라면서 "그러나 대구와 구미를 분리해 접근할 경우 이 같은 장점이 현저히 떨어져 다른 도시들과의 유치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사업비 1조 원 규모의 모바일특구 자체보다도 모바일특구가 형성됨에 따라 신제품과 신기술을 실험하기 위한 국내외 기업들이 지역에 집중되고, 지역 대학·연구소 등과 연계한 R&BD기능이 활성화되는 등 부수적 파급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며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 유치를 촉구하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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