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치병-(15)폐동맥 폐쇄

입력 2006-02-23 16:24:18

생후 3일내 저산소증·청색증 나타나

폐동맥 폐쇄는 좌심실과 우심실을 나누는 심실중격 손상 없이 우심실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폐동맥판막이 막혀 있는 상태를 말한다. 폐동맥판막 폐쇄뿐 아니라 우심실과 삼첨판(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에 위치)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거나 관상동맥에 이상이 있는 경우 등 매우 복잡한 특성을 가지며 전체 선천성 심장질환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적인 혈액 순환 구조는 산소를 다 사용해버린 피가 정맥을 타고 우심방-우심실-폐로 들어가 산소를 공급 받은 뒤 좌심방-좌심실을 거쳐 동맥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폐동맥 폐쇄의 경우 우심실에 도달한 피가 폐동맥을 통해 폐로 가지 못하고 삼천판으로 역류되어 우심방에서 바로 좌심방으로 가게 된다. 그 결과 산소를 다 써버린 피가 산소를 공급 받지 못한 채 좌심실을 거쳐 온몸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환자는 출생 직후부터 청색증(입술이 암청색을 띠는 증상으로 혈중 산소농도 저하나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을 의미한다)을 보이게 된다.

신생아의 경우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동맥관이 열려 있어 대동맥으로 나가던 피의 일부가 동맥관을 거쳐 폐로 들어가 산소를 공급 받고 나오기 때문에 겨우 생명은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동맥관은 출생 후 저절로 막히기 때문에 폐동맥 폐쇄 환자의 경우 이른 시일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하게 된다.

◆증상 및 진단

별 문제 없이 출산하고 발육도 대개 정상에 가깝지만 출생 직후부터 청색증이 나타난다. 90% 이상 생후 3일 이내 동맥관이 폐쇄되면서 저산소증과 청색증이 급격히 진행되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동맥관이 그대로 유지되어 치료하지 않고도 어느 기간 동안 생존하는 아이가 있으나 극히 드물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우심실이 점차 두꺼워지면서 우심실 용적이 줄어들어 교정 가능성이 줄어든다.

대부분 심장 잡음이 없거나 삼첨판 이상으로 인한 잡음만 들릴 뿐 진찰 소견, 심전도 및 흉부 방사선 검사로는 다른 선천성 심장 기형과의 정확한 구별이 어렵다. 따라서 이차원 심초음파 검사로 병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심초음파를 통해 폐동맥 판막, 폐동맥과 삼첨판막, 우심실 발육정도 등의 확인이 필요하다.

◆치료

자연 사망률이 높으므로 진단과 함께 수술 전 인공호흡기를 달아주고 프로스타글란딘 계통의 약제를 투여하여 동맥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수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충분한 피가 폐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우심실 발육이 미약한 경우 우심실 성장을 최대한 도와주는데 있다. 이를 위해 판막절개술 또는 우심실유출로 패취확장술, 체-폐동맥단락 수술을 시행하거나 이들 수술을 병행하는 방법 등이 동원되고 있다. 만일 우심실이 잘 성장되지 않으면 단심실 교정술(폰탄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폐동맥 폐쇄 환자는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우심실 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보통 수술도 여러번 해야 하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폐동맥 폐쇄 환자의 경우 매우 다양한 기형을 가지므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획일적인 치료 방침은 없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 방침을 어릴 때 정해서 올바른 수술이나 시술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김여향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과 교수

사진:폐동맥 폐쇄의 경우 진찰 소견, 심전도 및 흉부 방사선 검사로는 다른 선천성 심장 기형과의 정확한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이차원 심초음파 검사로 병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사진은 김여향교수가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어린이 얼굴 모자이크 처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