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공인구 새 변수 될 듯

입력 2006-02-22 10:37:16

"공이 왜 이렇게 미끄러워"…

"공이 왜 이렇게 미끄럽고 감촉이 나쁘지."

3월3일 시작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공인구가 '투구수 제한 규정'에 이은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WBC 공인구는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제조하는 미국 롤링스사의 제품으로 한국과 일본프로야구에서 사용하는 공과는 감촉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맥스, 스카이라인 공이나 일본의 미즈노 공은 감촉이 좋고 실밥이 표면 위로 나와 투수들이 잡기에도 좋다. 투수들이 실밥을 잡는 방법에 따라 공이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로 구분되는 만큼 한국과 일본 공은 변화구 구사에 유리한 편이다.

하지만 WBC 공인구는 잡아 보면 미끄러운 느낌이 확연한데다 실밥이 공의 표면에 붙어 변화구 구사가 쉽지 않게 됐다.

WBC 공인구와 한국·일본의 야구 공이 다른 것은 제작 과정에서의 약품 처리 강도 때문이다. 한국의 맥스 관계자는 "봉제 후 공이 미끄럽지 않도록 약품 처리를 하는데 WBC 공인구보다 우리가 약품 처리를 더 많이 하기 때문에 감촉이 더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미국은 소가죽, 한국·일본은 말가죽으로 공을 만들기 때문에 느낌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모든 공은 소가죽으로 제작되고 있다. 말가죽은 10여 년 전 소가죽이 귀할 때 일부 사용됐다는 것.

실제로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WBC 공인구를 접한 삼성 투수들은 "미끄러운데다 감촉이 좋지 않다"며 공을 던지는데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와타나베 슌스케(지바 롯데 마린스) 등 일본 대표팀 투수들도 "일본 공에 비해 미끄럽다"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21일 '아시아 투수들은 WBC 공인구에 적응해야 한다'는 제하의 글에서 WBC 공인구가 아시아라운드에서 승부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일본, 대만, 중국과 달리 한국의 WBC 대표팀에는 미국에서 뛰고 있는 투수가 많다. 한국은 박찬호(샌디에이고), 김선우(콜로라도) 서재응(LA 다저스)이 아시아라운드에서 선발로 기용할 것으로 보이고 김병현(콜로라도) 구대성(전 뉴욕 메츠) 봉중근(신시내티) 등 나머지 3명도 뒤를 받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본은 오쓰카 아키노리(텍사스), 대만은 궈훙즈(LA 다저스) 만이 공인구에 익숙한 투수들이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사진 : 감촉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WBC 공인구(왼쪽)와 한국 공인구 맥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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