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골프장 5년내 50곳…대중화 눈앞

입력 2006-02-22 09:21:40

경북도내에 골프장 건설 붐이 일고 있다.

현재 경북도내에서 영업중인 골프장은 경주 8곳(신라·보문·경주·마우나오션·코오롱가든·우리골프·서라벌), 구미 2곳(선산·제이스), 포항(오션힐스), 경산(대구CC), 칠곡(파미힐스) 각 1곳 등 모두 13곳(회원제 7, 일반제 5, 간이 1)이다.

또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건설 중인 골프장은 경주 3곳, 칠곡과 포항 각 2곳, 안동·문경·영덕·성주·청도·영천·경산 각 1곳 등 14곳(회원 9, 일반 5)에 이른다. 여기에다 부지를 매입중이거나 매입후 용도변경, 설계 등 인·허가에 앞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은 20여 곳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년내 경북도내 골프장 50개로

이같은 추세라면 향후 2~5년 후면 경북에는 지금의 3배가 넘는 50여 개의 골프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건설중인 골프장은 ㈜태영의 경주 천군동 27홀 규모 회원제 골프장과 보문개발㈜의 경주 천북면 물천리 9홀 증설, 그리고 안동개발㈜의 안동 일직면 조탑리 18홀(회원제), ㈜인터불고경산의 경산 평산리 27홀(회원제), 우암개발㈜의 영천 고경면 해선·동도리 영천오펠밸리 골프장(회원제) 등이다.

또 ㈜문경레저타운은 문경 마성면 외어리에 18홀(일반)짜리 골프장을, ㈜연우개발은 지난해 2월부터 성주 초전면 소성리에 18홀(회원제)짜리 골프장을 조성중이고, ㈜한길은 칠곡 왜관읍 매원리에 18홀(회원제)을 증설하고 있으며, 상주와 김천·예천·청송 등 곳곳에서도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는 경주를 중심으로 한 골프장 조성이 한창이다. 5년내에 8개 이상이 추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주가 천년고도로 국제적인 관광도시인데다 앞으로 들어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양성자가속기, 방폐장 등 호재가 대기중인 가운데 대구와 포항, 울산 등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빼어난 점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경주에는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은 6개지만 조성 중인 골프장 4곳을 비롯해 유치를 추진 중인 4곳 등 2010년까지 14~16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성 중인 골프장 가운데 감포 제이스 C.C(18홀)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시범라운딩에 들어가 다음달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서라벌C.C.(36홀), 보문 태영C.C.(27홀), 경주C.C.(9홀.확장) 등은 조성사업이 한창이고 안강·양남·천북·건천 등에서도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지로 들어온 골프장

아직도 환경문제가 논란이지만 최근들어 골프장이 대중 체육시설로 인식되면서 주거지와 가까와지고 있는 추세다. 골프 대중화 바람을 타고 골프장과 주거 기능이 결합한 복합단지도 생겨나고 있다. 골프장은 입주자들의 여가 수준을 높이고, 녹지 공간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3, 4곳에서는 아파트 바로 옆에 골프장(9홀)을 둔 '골프시티'가 2010년 이전까지 완공 예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 하면 충남 태안, 전남 해남·영암 등 서해안 일대 기업도시 예정지에는 100홀이 넘는 초대형 골프 시티가 들어선다.

실제로 한국토지공사는 경기 평택 청북지구에 9홀짜리 퍼블릭 골프장을 2008년까지 조성할 계획. 토공은 홀과 홀 사이에 타운하우스 형태의 단독주택 단지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토공은 2007년 완공목표로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도 9홀 규모 미니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10만평 규모의 스포츠 공원 안에 미니 골프장과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인조잔디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암벽등반장 등 레포츠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토공은 또 남양주 별내지구에도 미니 골프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 용인 기흥읍 골드CC의 '기흥아펠바움'(66가구), 용인시 남동의 '은화삼 샤인빌'(105가구) 등은 골프장과 주거기능이 결합된 '골프 빌리지'의 대표적 단지다.

서해안 일대 기업도시와 경제자유구역에는 최대 100홀이 넘는 매머드급 골프장과 주거단지의 결합체가 될 전망이다. 아파트 3만 가구가 들어설 인천 청라지구에는 72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이 추진 중이고 송도 신도시(30만 명)에도 18홀 규모 골프코스가 건설되고 기업도시로 선정된 충남 태안(144홀), 전북 무주(45홀), 전남 해남·영암(126홀) 등이 대규모 골프장과 배후 주거단지를 결합시킬 계획이다.

골프장속 콘도인 '골프텔'도 선보이고 있다. '골프텔'은 일반 콘도보다 회원권 분양가가 다소 비싸지만 이용기간중 골프장을 회원자격으로 이용하거나 일정 횟수 골프장 부킹을 보장한다. 비회원 등 일반인 접근이 어려워 편안하게 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골프장 건설 줄잇는 배경

이처럼 골프장 건설이 줄잇고 있는 것은 '주 5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수요 급증과 함께 정부의 잇따른 골프장 건설 규제완화 조치에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재정이 열악한 기초 자치단체들이 세수 확대를 위해 앞다퉈 골프장 유치에 나서면서 골프장 건설 추진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다 문화관광부가 1월13일 확정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2010년까지 대중 골프장 40∼50개를 확충한다고 밝혀 골프장 건설 붐은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문광부는 1월1일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골프장 220개 가운데 24.5%(77개)인 대중 골프장 비율을 2010년까지 35%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확충 예정인 대중 골프장 가운데 10개(각 9홀 규모)는 회원제 골프장의 입장료에 부과하는 연간 330억 원 안팎의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활용하고, 30∼40개는 관광·레저도시와 간척지, 유휴지 등을 활용한 친환경 골프장으로 조성한다는 것.

문화부는 공공형 대중 골프장(9홀) 1개를 건설할 때 405억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고, 해외 골프 수요 감소로 관광 수지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연간 해외 골프 여행객(30만 명 추산)이 1조 원의 경비를 쓰고 있으나 여행객이 10%만 감소해도 1천억 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골프장 건설 홍수는 2004년 9월 정부가 골프장 건설 규제완화 조치를 한 이후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해 8월 "골프장 건설과 관련된 규제완화가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 지 현장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하는 등 골프장 건설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각 기초 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골프장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면서 골프장 조성붐이 일고 있는 추세"라면서 "정부 정책도 있고 해서 앞으로는 대중골프장을 건설하는 쪽으로 패턴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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