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시즌제 드라마 시대 열리나

입력 2006-02-22 08:25:53

20일 종영된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는 '프렌즈' 등 미국의 인기 시트콤처럼 시즌제를 도입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해외에서는 시트콤뿐 아니라 'CSI 과학수사대' '로스트' '위기의 주부들' 등 TV드라마의 시즌제도 이미 정착돼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시즌제 드라마 제작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MBC는 현재 방송 중인 수목드라마 '궁' 등 여러 편의 드라마를 대상으로 시즌제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신입사원'과 '변호사들'의 속편 제작을 검토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 등 인기작의 시즌2 제작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C 드라마국 김사현 국장은 "'궁'은 황인뢰 PD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시즌제에 대한 의견을 타진 중인 기본적인 단계"라며 "만약 성사된다면 1년여를 준비해 내년 겨울에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신입사원'과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의 시즌제 제작 여부에 대해서는 "연기자의 연결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이며 콘셉트 자체만 연결하면 연속성이 떨어진다"라고 주연배우들의 출연 여부가 속편 제작의 관건임을 강조했다.

반면 '궁'은 입헌군주제라는 기본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진 상태에서 연기자들의 출연 가능성도 높아 실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현재로서 시즌2 제작 여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김사현 국장은 "시즌제 드라마 제작은 방송사뿐 아니라 광고주와 시청자 입장에서도 바람직하다"면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홀수 달마다 계속 다른 드라마를 선보이는 현실에서 연속성을 보완할 수 있고 광고주 입장에서도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으며, 시청자 입장에서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MBC는 '궁' 등의 시즌2 제작 검토 외에 이미 자체적으로 '시골의사'(가제) 등의 시즌제 사전제작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시즌제 드라마 제작은 외주제작사에서도 구체적으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전편이 성공했다고 무조건 시즌제 제작을 시도한다는 접근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인천공항을 배경으로 한 '에어시티'를 비롯해 '종합병원2' 등의 사전제작드라마를 준비 중인 외주제작사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속편에서도 20여 시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즌제 제작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내용면에서 한계가 올 수 있다"면서 "장기적인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의 시즌제 드라마도 병원물이나 수사물 등을 중심으로 한정돼 있다"고 전제한 뒤 "시즌제 제작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경우 식상한 아이템이 반복돼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 방송 기회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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