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아파트에서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싶어요. 단지형 전원주택단지라서 무엇보다 방범이 가장 믿을 만합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배홍열(57) 씨의 집은 경산시 와촌면의 한 전원주택 단지내에 위치해 있다. 서로 다른 모양과 넓이를 가진 30여 채의 전원주택들이 나란히 모인 이곳은 대구-포항간 고속도로와 불과 1km가량 떨어져 있어 대구와의 접근성이 좋았다. 조성된 지 10년 가까이 된 이 대단지는 현재 변호사, 의사, 약사, 교수, 사업가 등 비교적 안정된 기반을 가진 주민들이 살고 있다.
▲ 우리집 이래서 좋다
배씨는 지난 2001년 2억9천여만 원을 주고 집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IMF 여파가 남아있던 때라 비교적 싼 가격이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배씨는 아내와 대구시내 아파트에서 생활했다. 달성군 가창이 고향인 그는 그러나 아파트를 못 견뎌했다고 말했다. "건조하고 목 아프고 소음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도무지 쉴 수가 없었어요. 완전히 갇혀 사는 기분이었죠."
그는 단지형 전원주택의 첫 번째 장점으로 방범을 꼽았다. "나홀로 전원주택은 아무래도 방범이 불안하죠. 또 아무리 집을 잘 지어도 주변 환경과 조화가 안 될 수도 있고요." 이 단지 경우 경비원이 24시간 낯선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대구 수성구의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배씨에겐 편리한 교통도 매력적이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40분 만에 동대구 IC를 통해 도착한다는 것. 역시 수성구 소재 고교의 음악교사인 배씨 아내도 "날씨가 좋은 날은 능성동, 팔공산 갓바위 길로 드라이브해 출근한다"고 만족해했다.
팔공산 자락의 신선한 공기와 맑은 지하수도 배 씨 부부에겐 더없이 좋았다.
워낙 여러 직업을 가진 이웃들이 있다 보니 법률 지식이나 의료 서비스 등 급한 일이 생길 때 서로 도움이 된다. "담이 없다 보니 고기 구우면 자연스럽게 초대가 되죠". '○○호 아저씨', '○○호 회장님', '○○호 댁'으로 이웃을 부르고 있었다. 이웃의 사생활에 대한 존중도 각별한 모습이었다.
▲ 전원주택, 아는 만큼 편해진다
전용면적 45평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배씨 집은 구석구석 넓어 보였다. 비밀은 공간 넓게 쓰기. 1층에는 아내를 위한 그랜드 피아노와 소파, 작은 장식장 외에는 가구나 장식을 하지 않았다. 특히 1층 '벽난로 방'은 집 주인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배씨는 원래 테라스이던 이곳에 문을 달고 벽난로를 설치해 외부·실내와도 차단되는 아늑한 공간을 만들었다. 배씨 혼자 설계하고 설치했다. 산업용 폐기물 소각로를 만드는 자신의 사업에서 얻은 노하우 덕분이었다.
좋은 물도 배씨의 자랑이다. 배씨는 이곳에서 나오는 지하수(경수)를 연수로 바꾸는 장치를 직접 설치했다. 덕분에 온천수나 다름없는 미끈미끈한 물로 매일 샤워를 즐기고 있다고. 배씨는 또 2층 방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금물이라고 했다. 필요도 없는데 2층을 만들었다가 다락방이 되는 사례를 많이 봤다는 것이다.
모두 3개의 방이 있는 이 집에는 배씨가 '중전방'이라고 부르는 방이 있었다. 아내와 어르신을 위해 한식 가구를 설치한 반면 인터넷을 설치, 퓨전 느낌을 준다. 아내를 위한 배려는 주방에서도 느껴진다. 식탁을 넓은 창 앞에 배치, 일자형 넓은 주방이 더욱 시원해 보였다.
배씨는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있지만 전혀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전원생활을 준비하려면 출·퇴근 거리나 일거리, 분명한 동기 등 사전 계획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사진: 경산시 와촌면의 배홍열 씨 집은 단지형 전원주택 안에 있어 방범이 안전할 뿐 아니라 지하수를 정화하는 연수시설로 눈길을 끌었다. 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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