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사랑입니다"…서성동 한국사회연구소 회장

입력 2006-02-10 10:46:14

사랑은 행동이다. 실천이다. 종교가 가르치는 사랑도 그렇고 사람끼리의 사랑도 실천으로써 빛을 낸다. 글과 말, 마음만으로는 사랑의 열매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는가.

한국사회연구소 서성동(徐聖東·60) 회장은 "정치는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 없이는 화해와 통합도 없다. 사랑은 감동의 눈물을 낳고, 눈물은 막힘을 없애 준다. 물론 실천으로서의 사랑이다.

사회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게 그의 연구소가 지향하는 목표다. 그가 보는 한국사회의 시급한 문제는 바로 대구·경북의 미래다. "대구·경북의 문제를 풀지 않고는 어느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구·경북을 빼면 해방 이후 오늘까지 한국 60년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오늘 대구·경북의 시계는 어둡다. 정치는 소외되고 먹고사는 일도 난감하다. 체념으로 치닫고 있다.

그가 내리는 해법은 간단하다. 모든 문제를 쉽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사가 안되면 장사가 되는 일로 바꾸어야 한다. 이해하고 어울리며 외톨이를 벗어나야 한다.

이른바 지역 리더그룹의 무실천을 꼬집는다. 폼 잡고 좋은 말 하기에 앞서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욕이나 하면서 실천하지 않고 내 것에만 아둥바둥 매달리고서야 무슨 도움이 될까.

대구 토박이로 경북고를 나왔다. 부인은 경북여고 출신이다. 그런 그의 입에서 "경북고와 경북여고로 상징되는 그룹이 변하지 않는 한 대구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지역의 업그레이드를 모색하는 일에 나를 버리고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대구의 오명 '수구꼴통'은 의사 소통이 안되는 탓이다. 눈과 귀를 닫고서는 오명을 벗어날 길이 요원하다.

경주 방폐장 유치에 적잖은 역할을 한 그는 에너지산업의 '화룡점정'인 한전의 대구 이전을 성사시키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한다. 그래도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는 희망을 준다. 태평양으로 나가는 관문, 포항 신항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구와 경북이 나누며 내일의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고 믿는다.

통신사 정치부 기자를 거쳐 물려받은 사업도 했고 출판사도 차렸었다. 그러다 10여 년 전 연구소를 맡았다.

마흔 시절 나라를 바꾸겠다며 설치고 다닌 일이 지금 생각하면 멋쩍다.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 젊은 세대들이 개혁 운운하며 나서는 모습도 이해가 된다. 돈도 원없이 써봤다. 그러나 목적 없는 돈과 권력은 사람을 황폐화시키는 독이었다. 그러다 가톨릭을 알게 됐다. 그에게 하느님은 생명을 주고 사랑을 가르치는 밥이다.

마당발이다. 전국에 걸쳐 가깝게 지내는 이가 2천 명은 된다. 많이 만나다 보니 매일 술이다. 담배도 3갑을 피운다. 그렇게 마셨지만 아직 병원 한번 간 적이 없다.

마음을 즐겁게 한 덕택이다. 팔순의 장모를 모신다. 다시 어린이로 돌아오는 노인의 세계는 환갑의 그를 기쁘게 한다. 팔도강산의 친구를 찾아가는 여행은 빼놓을 수 없는 취미다.

서영관 논설위원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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