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흔히 여행과 관광 이 둘은 혼용돼 쓰이고 있지만 엄격히 따지면 그 의미는 다르다. 관광(觀光)은 '본다'는 의미가 위주가 된다. 다른 지역의 풍습이나 문화를 보고 오는 것. 하지만 여행(旅行)은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고 먹고 마시는 것뿐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거리의 모습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인연들 등 그 모든 것을 가슴에 담아오는 것이다.
여행을 즐기는 데 나이나 외국어 실력이 절대 필수조건은 아니다. 오히려 세월의 경험에서 오는 연륜으로 더 멋진 여행을 하고 오시는 분들도 적잖다. 유창한 외국어 회화능력보다 새로 만나게 될 여러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고 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현지 문화를 존중해주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여행은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때문에 현지에서 즐겨야 할 것들은 최대한 즐겨보는 것이 좋다. 호주의 대표적 배낭여행자 숙소인 '백패커(Backpackers)'의 주방에서 간단한 음식을 해 다른 나라 여행자들과 나눠 먹으며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이야기 나누던 기억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다. 뉴질랜드에 가서는 번지점프를 해보고, 오스트리아에서는 돈가스의 원조인 슈니첼을 먹어보고, 베네치아에서는 문을 연 지 280년이 넘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는 모험과 여유가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또 유념할 것 한 가지. 여행은 '내'가 하는 것이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여행을 하다보면 남의 잘못 때문에 내가 피해 입을 수도 있고,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다.
피곤하고 힘들다고 마음대로 행동하면 즐거워야 할 여행이 짜증 가득한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 버스나 지하철을 무임승차(Free-riding)하는 행위, 우리나라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함부로 말하고 심지어 욕설을 하는 행위 등은 개인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을 망신시킨다. 2인 1실의 호텔방에 친구들을 몰래 데려와서 재우고, 밤새도록 술 마시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은 '어글리 코리언(Ugly Korean)'의 대표적인 이야기다.
'여행자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했다. 어떻게 여행하느냐에 따라서 스스로, 그리고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플러스가 될 수도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사전에 현지 정보를 충분히 준비하고, 그곳 문화를 이해하려는 몸가짐을 가져야 참다운 여행을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와 우리를 비교하고 비판하기 보다는 그들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서영학(고나우여행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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