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은 세계인의 시선이 한국으로 집중된 날이었다. 지구촌의 이목을 코리아로 당겨온 두 주역은 고(故) 백남준(74)과 비(24)였다.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21세기 예술세계에 영감을 선물하고 3일 장례식을 치른 백남준과 세계 경제의 심장부인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아시아인으로서 첫 공연이라는 역사적인 무대를 성공시킨 '비'라는 두 스타가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영원 속으로 발길을 옮긴 마에스트로 백남준이 순수 예술쪽에서 불멸의 족적을 남겼다면, 비는 상상 이상의 거대 자본이 따라다니는 대중예술 쪽에서 도전장을 던졌다.
두 뮤탄트(천재)는 5천년 문화를 지닌 한민족이 근대화에 연착륙하지 못해 식민지로 전락한 쓰라림과 세계화에 응전하지 못해 겪었던 IMF를 딛고 대한민국이 또다른 5천년 역사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날 맨해튼에서 거행된 백남준 장례식은 끝이 아님을 예고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백남준을 영속시키기 위한 작업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백남준이 제작하고 남긴 작품의 전모를 완벽하게 밝혀서 위작'모작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출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생애사를 재조명하고, 끊임없이 기성을 파괴하고 새로운 창조를 향해서 나아간 예술혼을 조명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청년 댄스음악 가수이자 만능 엔터테이너인 비의 뉴욕 입성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열렬한 환호에 힘입어 일단 대성공을 거두었다. 앨범 한 장 낸 적이 없는 한국 가수가 동양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었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올라 뉴요커들을 사로잡았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가수로 우뚝 선 '비'(본명 정지훈, Rain)가 해외시장을 촉촉이 적시는 비(rain)가 될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댄스에 관한 한 독보적이고, 이미지와 인성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는 비가 다소 약한 음악성을 보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기를 우리는 바라고 있다.
한 명의 월드 스타는 무한한 이익을 창출하는 고정 자산이다. 보아'비'세븐 세 명의 가수가 벌어들인 경제적 가치는 최소한 2조 원을 넘는다지 않는가. 제2, 제3의 백남준과 '비'가 탄생하는데 발목을 잡는 제도적인 걸림돌은 없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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