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상 공식개시 선언

입력 2006-02-03 08:53:55

한국과 미국은 2일(현지시간) 오후 미 의사 당에서 김현종(金鉉宗) 통상교섭본부장과 롭 포트먼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간 공 동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공식개시를 발표했다.

양국간 본 협상은 미 국내법 절차 때문에 5월3일 시작되며, 그 사이 3개월간 예비협의가 진행된다.

미 행정부는 이날 발표에 이어 3일 한국과 FTA 협상 방침을 의회에 통보한다.

양국간 FTA 협상은, 미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신속협상권(TPA)이 내년 6월말로 끝나는 점과 협상 개시와 타결을 전후한 미 국내절차를 감안하면, 내년초까지는 타결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협상을 신속히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나, 한국의 쌀 등 일부 농산품과 금융업, 미국의 섬유와 자동차 등 민감품목들의 개방여부와 수준을 놓고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양국간 협상엔 각각 외교통상부의 김종훈(金宗壎) 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과 USTR의 웬디 커틀러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참여한다.

이에 앞서 김현종 본부장은 1일 오후 국내 언론사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이 앞으로 수출과 국민소득 향상을 지속하기 위해선 미국 등과 21세기 눈 에 보이지 않는 초고속 인프라인 FTA를 체결해나가야 한다"며 계량적인 수출입 효과 와 계량할 수 없는 국가신용 등급 향상 효과, 한미간 포괄적 동맹 강화 등을 예시했 다.

그는 그러나 한미 FTA가 체결되면 국내 농업과 금융서비스 분야가 시장개방의 충격에 취약한 점이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재정경제부, 농림부 등 관계 부처와 검토,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농산품의 FTA 예외 여부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모든 FTA엔 예 외가 있다"며 일부 민간품목에 대해선 협상 의제 배제, 관세의 단계적 철폐(개방) 등을 주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모든 것을 방어적으로 보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농산물과 서비 스 분야에서도 한국이 (미국 등에) 뭘 수출할 수 있는 지 공세적으로 생각해볼 때가 됐다"며 1995년 유통시장 개방과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 대일 문화시장 개방 등을 성공 사례로 예시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 개성공단 상품의 원산지 문제와 관련, 한국산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미 상무부 등에 "충분히 설명했다"면서도 "북핵 6자회담의 영향을 받 는 문제여서 현재로선 결론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해 "1997-98년 외환위기 때 외국인 투자유치가 매우 중요한 시기에 이미 미국의 완전 철폐 요구에 73일로 축소하는 것을 제안했던 것"이 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비자면제 협정 문제는 "미국측이 USTR이 아니라 국토안보부 소관사 항이라고 한다"며 FTA와 별도로 이태식(李泰植) 주미대사가 중심이 돼 적극 추진하 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트먼 대표는 "이번 협상은 미국이 15년만에 체결 협상을 벌이는 통상면에서 가장 중요한 자유 무역협상"이라며 " 한미 양국간 무역과 투자 장벽을 없앰으로써 우리의 농민과 노동자, 업계는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한국 경제의 시장 접근을 더욱 늘리고 재화와 용역의 교역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처럼 개방된 시장과 민주주의와 경제개혁의 전망을 더 잘 상징하는 나라는 없다"며 "두나라는 반세기가 넘는 동맹국으로서 FTA 협정 체결을 통해 양국 동맹 관계를 강화할 수 있고,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재확인 할 수 있으며, 양국 국민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협상 개시가 의회의 초당적이고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의회와 초당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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