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출신 2명 검사장 승진

입력 2006-02-02 10:22:21

"공안검사들 발탁배제 적절치 않아"

법무부가 1일자로 단행한 검사장급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자 8명 중 대구·경북 출신 검사 2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지역출신 검사장 승진자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신임 이한성(49·사시 22회) 서울고검 차장과 박용석(51·사시 23회) 대전고검 차장이 당사자들. 박 검사장은 사시 300명 시대 첫 기수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있다가 승진한 23회 선두주자다.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지검 특수2부장을 거친 특수수사통.

이 검사장은 지난해 아깝게 탈락했지만 이번에 능력을 인정받은 경우. 계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며 대검 중수3과장, 김천지청장, 대구지검2차장을 지내면서 선이 굵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인사에서는 대구를 거친 검찰간부들이 대부분 승진해 '대구검찰은 검찰 사관학교'라는 그동안의 검찰 내 속설을 입증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이 2004년 대구고검장을 역임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정동기 대구고검장은 2004년 대구지검장을 지냈다. 이번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조근호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정동기 검사장 아래에서 2차장을 맡아 대구U대회 광고업자 선정비리, 국회의원 불법도청사건 등을 수사했다.

검찰 빅4 자리를 꿰찬 이귀남 신임 대검 공안부장도 역시 정동기 검사장 아래에서 1차장을 지내다가 승진했다. 이한성 신임 서울고검차장도 2003년 대구지검 2차장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말 정상명 검찰총장 취임 뒤 공석으로 운용되던 법무연수원장 등 고등검사장급 보직 3석과 정기인사를 앞두고 홍석조 광주고검장 및 지방검찰청 검사장 3명이 명예롭게 용퇴, 공석이 된 보직 등 고등검사장급 4석, 검사장급 보직 4석을 충원하기 위한 것.

법무부는 능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조직내 서열과 출신지역, 출신학교 등을 종합적으로 안배함으로써 조직의 안정과 화합에 가장 역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검찰총장과 사법시험 동기인 홍승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안대희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은 유임시켜 조직의 안정과 화합을 최대한 도모한 점. 아울러 공석이 된 고등검사장급 보직 4석에 검찰 내외의 신망과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법연수원 8기 1명과 9기 3명의 검사장급 검사를 고등검사장급으로 신규 발령,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은 점이다. 또 사시 300명 배출 첫 세대인 사법시험 23회에서 7명의 검사장이 배출된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상당수 검사들은 "기수별 출신지를 적절히 안배하고, 출신학교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 점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명선거를 감안해 지역실정을 잘 아는 현지출신의 기관장을 각 지방검찰청에 다수 보임시킨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막판에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와 특정 고검장의 보직 변경을 놓고 법무부가 청와대와 심한 이견을 보이는 바람에 예정됐던 인사가 여러 차례 지연된 점은 검찰내에서도 상당한 불만을 사고 있다. 또 공안출신 검사들이 발탁되지 못한 점도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이 많다.

* 검찰 요직 두루거쳐-정동기 대구고검장

정동기(53) 신임 대구고검장은 사시 18회로 1981년 검찰에 들어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울출신이지만 본인은 대구가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로 대구와 인연이 깊다. 대구지검 검사(1986년)와 경주지청 부장(1991년), 대구지검 특수부장(1993년), 대구지검장(2004년)을 거쳐 인천지검장으로 갔다가 다시 대구 고검장에 승진 임용됐다. 이번에 서울 중앙지검장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다. 성격이 원만하고 상하의 신망이 두터운 편. 서울 경동고와 한양대 법대를 나왔다. 법학박사 출신.

* 대구출신 법이론에 밝아-권재진 대구지검장

권재진(53) 신임 대구지검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3년 검사생활을 시작해 1992년 대구지검 상주지청장을 거쳤다. 수원지검 공안부장, 부산지검 공안부장을 역임했고 2004년 검사장으로 승진, 지난해 울산지검장에서 검찰 빅4인 대검 공안부장에 발탁됐다가 이번에 고향의 대구지검장에 임명됐다. 성격이 소탈한 편이며 매사에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학계에서 인정할 정도로 법이론에도 밝다.

* 황우석사건 수사 담당-박한철 대구고검 차장

박한철(53) 대구고검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있다가 이번에 별을 달았다. 황우석 교수 사건 수사 담당 차장을 맡으면서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다. 대학 동기들보다는 사시에 늦게 합격했으나 사시 23회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1990년에는 청와대에 파견돼 사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지냈다. 부산 출신이지만 인천 제물포고를 나와 서울법대에 진학했다. 2002년 대구지검 김천 지청장을 맡으면서 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성격이 대범하고 선이 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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