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05년 지역 미술계

입력 2005-12-29 08:58:49

2005년을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되돌아본 대구미술계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올 한 해 지역 미술계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봤다.

▷시립미술관 사업 본격화

대구 미술인들의 최대 숙원사업인 대구시립미술관이 BTL(건설 후 임대) 방식으로 가시화됐다. 지난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선정됐고 11월에는 (주)대구뮤지엄서비스와 미술관 건립사업 실시협약을 최종 타결했다. 2008년 말 개관 예정인 대구시립미술관은 내년 초 착공 예정이다.

▷미술계 주요협회 인사

전반기 미술계의 가장 큰 이슈는 대구미협회장 선거였다. '과열 양상'의 우려 속에 서양화가 이장우 씨가 2월 5일 열린 선거에서 제17대 대구미협회장으로 피선됐다. 봉산문화협회·대구화랑협회 등 많은 미술단체가 새 인물을 대표로 맞이했다.

이인성 기념사업회(대표 이채원)사무소가 4월 개소해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 11월에는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이인성 작고 55주기 유작전'이 열리기도 했다.

▷줄 이은 전시공간 개관

어려운 미술시장 여건 속에서도 전시공간들이 잇따라 개관했다. 새해 초 두산갤러리가 '아트센터'로 재개관한 것을 시작으로 시안아트센터·동제미술전시관이 속속 들어섰다. 도자기 전문 전시공간 청백갤러리, 자연염색박물관 등의 독특한 공간도 문을 열었다.

▷지역 미술인 부고

미술인 부고 소식도 빠지지 않았다. 6월 시공갤러리 대표 이태 씨가 심장마비로 별세했고, 원로서예가 동애 소효영 씨도 9월 노환으로 세상을 등졌다. 재미서양화가 정관훈 씨도 11월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광복 60주년 기념

일제로부터 해방 60주년 소식에 지역 미술계도 주목했다. 8월 15일 광복절을 전후해 독립운동과 광복을 돌아보는 전시회들이 줄을 이었다.

▷잇따른 부스전

아트페어 형식의 부스전이 유난히 많았던 한 해였다. 두산아트센터는 '뉴아티스트 페스티벌', '두산아트페어 2005', '두산공예페스티벌' 등 부스전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봉성갤러리도 '봉성미술제', '봉성가을미술제'로 부스전을 열었다.

▷해외로 가는 지역화랑

지역화랑도 점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한 해였다. 대상국가도 중국시장을 넘어 싱가포르·독일 등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독일의 쾰른아트페어에 참가한 맥향화랑과 갤러리신라의 경우 같이 참가한 서울의 화랑들이 부러움의 눈길을 보낼 정도로 큰 관심을 끌며 좋은 성적을 냈다.

내년에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 특별교류전'이 계획돼 있어 지역화랑의 국제현대미술견본시(FIAC) 참가기회가 늘 가능성도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타

이 밖에도 대영박물관전이나 헤르만 헤세 특별전 같은 독특한 주제의 전시들이 대구시민들을 찾았다. 문화관광부의 '미술은행(Art Bank)' 제도는 지역 미술계에 기여한 바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섭·박수근 위작 사건은 지역 미술인들에게도 큰 사건으로 다가왔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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