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고용창출에 사활을 걸자

입력 2005-12-21 11:31:38

달력을 한 장 남겨놓고 올해도 어김없이 저물어 가고 있다. 이맘 때가 되면 한 해의 공과를 되짚어보고 아쉬움 속에 내년을 준비하게 마련이다.

대구는 자동차부품, 기계'금속산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메카트로닉스'나노'모바일산업 등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봉무동 패션어패럴단지는 사고의 전환으로 민간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굵직한 컨소시엄이 투자에 나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역의 전통산업인 섬유가 다시 살아나기 위한 몸부림 끝에 섬유산업구조혁신특별법을 추진하고 국제패션스쿨의 유치에 나선 것도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경북도 하이브리드 부품소재,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해양생명환경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경주시는 유례없는 찬성률 속에 방폐장을 유치하는 감격을 맛보았고, 대구 동구와 김천시는 혁신도시로 선정돼 한껏 고무되어 있다. 탈락한 시'군'구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낙후된 경북 북부권 개발 등 지역경제 전반의 균형발전과 연계, 발전시키는 데 힘을 모아 나갈 때이기도 하다.

기존의 대구-구미-포항을 축으로 한 지역경제의 중심을 중서부내륙권-남부도시권-동부연안권으로 확장,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구미는 올해 수출 300억 달러를 초과 달성하고 생산 50조 원 시대를 열었지만 공장 신'증설 허용 등 수도권규제완화로 큰 벽에 부딪혔고 포항의 철강산업 역시 중국의 저가공세로 주춤하고 있다. 내년 지역경제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수도권규제완화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한시적으로 막아야 한다. 더 밀리면 지방이 다시 설 기회는 없다는 비장한 각오와 대응이 필요하다. 포항은 신항개발에 따른 물류중심도시화와 산업 다각화를 통해 더한 도약을 준비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 취업자는 2003년 114만4천 명에서 2005년 10월 현재 118만4천 명이고, 경북은 2003년 137만 명에서 2005년 10월 현재 137만8천 명으로 지난 3년간 거의 변동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고용증대 없이는 지역경제 회생도 기대할 수 없다. 내년에는 지역 역차별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수도권 기업과 외국기업 유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구미시에는 올해 일본 아사히글라스가 3천만 달러, 도레이새한이 4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투자 러시가 잇따르고 있고, 대구시는 경북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성서4차단지에 6개 외국인 투자기업과 8천여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역외기업 28개를 유치했으며 내년에는 삼성상용차부지, 달성2차산업단지 등에 1억 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하고 수도권 등 역외기업 10개 사, 고용효과가 높은 컨택센터 5천 석 이상을 유치할 계획을 세운 것은 방향을 올바르게 잡은 것이다. 수도권과 다른 지역과의 입지, 유통망, 땅값 등 조건을 비교하여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프라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성공의 단추를 꿸 수 있을 것이다.

경북도가 구미4차단지 등 25만 평을 50년간 무상임대가 가능한 외국인전용단지로 조성하고 첨단 우수기업에 최고 50%까지 부지매입비를 지원해주며 일정수준 이상의 기업에게 지방세를 국내 지자체 중 최장기간인 15년 동안 면제키로 한 것 등은 고무적인 접근방식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최고 대비 제조업 기술수준이 대구는 78.1%로 전국에서 9위, 경북은 76.3%로 전국 꼴찌를 기록한 것에서 보듯이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정주환경 개선, 평화적 노사관계도 중요한 요소다.

대구'경북의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시스템의 구축도 절실하다.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가 관광산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한 것은 좋은 선례로 한방바이오산업, 에너지 클러스터, 자동차부품산업벨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증진되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정부만 비난할 게 아니라 아니,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면 스스로 자구책을 만들고 고용창출에 '올인'해야 한다. 내년에는 거기에 사활을 걸자.

김만제 낙동경제포럼 이사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