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재검증 방향과 전망

입력 2005-12-17 08:56:57

서울대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우석 서울대 수의대 석좌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를 검증할 '조사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황우석 교수가 "맞춤형 줄기세포가 일부 훼손되긴 했지만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그의 연구 파트너였던 노성일 이사장은 "복제된 배아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며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위의 향후 조사에 쏠리는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조사위원회 어떻게 구성됐나 = 서울대는 부총장 출신의 정명희 의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외부대학 교수 2명을 포함해 총 9명의 조사위원을 선임했다. 학내 교수들은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 분야의 전문가 6명과 인문사회 분야 1명이 선임됐으며 외부전문가는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에 추천을 의뢰해 DNA 분자생물학 분야와 배아줄기세포 분야 전문가 등 외부대학 교수 2명이 선임됐다.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 분야 외에 인문사회 분야 교수가 선임됐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으로 윤리문제와 절차적인 문제 등에 관한 조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또 미국 피츠버그 대학 조사단 등 외국기관과의 협력과 공조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외국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재검증 범위와 순서 = 조사의 범위와 순서에 대해서는 우선 2005년 논문에 제기된 의혹 부분을 먼저 다루게 된다. 지난 15일 조사위원회 첫 회의를 통해 서면질의와 필요시 면담을 포함하는 예비조사와 본조사 과정을 거치기로 결정했으며 19일께 황 교수팀에 서면질의서를 발송하면서 조사를 시작한다.

우선 보충자료의 데이터에 대해 제기된 사진 중복이나 DNA 지문자료 등에 관한 진상파악이 선행되며 실험 노트와 데이터 등 자료분석, 연구원 인터뷰 등도 실시될 예정이다. 사건의 당사자인 황 교수에 대해 출석을 요구해 직접 조사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후 조사위는 예비조사의 결과에 따라 다음 단계의 조사내용이 결정하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논문의 실험을 반복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거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가 "줄기세포는 만들어졌고 원천기술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줄기세포가 실제로 만들어져서 훼손됐는지 등에 관한 검증을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황 교수팀에서 자료와 시료 제출에 전적으로 협조한다면 이르면 1, 2주 내에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검증 초점은. 조사 급물살 = 황 교수가 맞춤형 줄기세포가 누군가의 실수 혹은 조작으로 미즈메디 병원에서 조작된 것은 맞다고 시인함에 따라 황 교수가 초기단계에 동결보존한 5개의 줄기세포가 실제로 배양된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이미 재검증 준비를 위해 해동해 배양하고 있는 만큼 향후 10여 일 내에 진위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아직까지 진위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5개의 줄기세포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사의 필요성을 말했다.

조사위는 황 교수팀에서 시료와 데이터 등을 제공받아 실험을 시작할 경우 1, 2 주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위는 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의 체세포로 바뀐 것에 대해서도 황 교수의 시인이 있었지만 진위 여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는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논문 자체의 오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노정혜 처장이 "예비조사에서 아니라고 밝혀진다면 본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은 작다"고 말해 논문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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