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산출물 대회' 중등수학분야 대상 대구 화원·달성중 1학년 5명

입력 2005-12-13 10:20:07

"종이 접기로 무게중심 찾기 꼬박 석 달 동안 매달렸어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일상생활 속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조은희(화원중.31) 교사와 권선영, 박지희, 조성현, 김혜림(이상 화원중 1년), 공문성(달성중 1년) 등 5명의 학생은 교실에서 자주 하는 장난을 유심히 살펴 착안한 아이디어로 교육인적자원부 주최 '제 2회 창의적 산출물 대회'에서 중등수학분야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이 내 놓은 작품은 '종이접기로 찾아보는 무게 중심'. 권선영(화원중 1년)양은 "교실에서 남학생들이 손가락 위에 교과서를 올려놓고 빙글빙글 돌리는 것을 보고 무게 중심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며 "수학 종이접기 반 계발활동을 맡고 계신 조은희 선생님과 종이접기를 통해 무게 중심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이 무너지지 않고 수백 년을 이어져 내려올 수 있는 까닭, 건물이나 다리와 같은 구조물의 설계 시 중요한 해답인 무게중심을 종이접기를 통해 원리를 파헤쳐보기로 한 것.

조성현 군은 "기하에서는 작도할 때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를 사용하지만 종이접기는 자와 컴퍼스 없이도 선분을 등분하거나 직선에 수선을 세우거나 평행선을 긋는 등 기하학에서의 중요한 과정들을 쉽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지난 9월부터 무려 석 달간 '종이접기'에 매달렸다. 도서관에서 삼각형의 정의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미처 배우지 않은 피타고라스의 정리, 삼각형의 정의 등 중학교 2, 3학년 과정에나 등장하는 수학 원리들을 이해하는데 보낸 시간만도 엄청나다. 박지희 양은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쓴 색종이만 수천 장에 달한다"며 "정확하게 모서리를 맞춰 접지 않으면 각도가 달라져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들은 변의 등분점 찾기, 삼각자 만들기를 통해 배운 각 삼등분하기, 정다각형을 비롯한 여러 가지 다각형 접기에 대해 공부한 다음 무게중심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정다각형·마름모·평행사변형의 무게중심은 각 꼭지점에 동일한 질량점이 있는 다각형의 무게중심, 즉 대칭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들이 대회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종이접기로는 완벽한 정오각형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찾아낸 점이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정오각형 접기 방식을 따랐지만 실제로 접어보면 정오각형과 모양이 비슷할 뿐 한 각은 109°, 또 하나의 각은 107°도로 미세한 차이가 생기는 것. 조은희 교사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만두는데 이를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왜 그런지를 밝혀내려 한 노력이 돋보여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대회 준비를 통해 무게 중심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유통과 물류 모델 등 무게 중심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분야에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것. 김혜림 양은 "대리점과 물류 창고의 위치를 정할 때는 각 대리점의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주고 이들(질량점)의 무게 중심에 물류창고를 배치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수학의 무한한 재미를 느끼게 됐다는 학생들. 이들은 "수업시간 중에도 교과서만으로 이론을 배우기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사진-전국 창의적 산출물대회 중등수학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한 조은희 교사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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