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연기…원인몰라 '허둥지둥'

입력 2005-12-07 11:20:56

"도대체 왜 연기가 발생한 겁니까." "글쎄요…."

6일 오후 1시 38분 지하 2층 환기실 내 냉난방 공조기에서 연기가 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대구지하철 2호선 수성구청역. 단 12분 만에 연기가 멈춘 이날 소동은 소방차 10대가 출동하는 소동을 벌였다.

하지만 대구지하철건설본부와 대구지하철공사, 공사가 아웃소싱 준 환기실 점검업체까지 총 출동하고도 연기 발생 원인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지하철의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번 보는 듯했다.

사고발생 1시간쯤 후 연기가 난 지하 2층 환기실에 모두 모인 지하철 안전 관계자들.

공사의 환기실 담당은 연기가 난 공조기 내 가열코일의 한계온도를 70℃라 말했지만 현장확인 결과 100℃로 나타났다. 지하철 관계자는"1호선 때는 늘 70℃로 맞춰 놓아 2호선에서도 70℃인지 알았다"고 했다.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실내온도를 25℃에서 27℃로 높여 가열코일 온도가 100℃ 가까이 올랐고, 이때 코일 주위에 묻어 있는 이물질이 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자 가열코일 청소를 담당하는 아웃소싱 업체가 펄쩍 뛰었다. "청소를 꼼꼼히 했고 공조기를 돌린 지가 20일 이상 지나 코일에 묻은 이물질은 모두 탔다"는 설명. 연기 발생 원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확한 연기 발생원인은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제대로 밝혀졌다.

외부에 기름성분을 두른 가열코일은 처음엔 어느 정도 연기 발생이 불가피, 30분 정도 압력을 끝까지 올려 시운전을 해줘야 외부의 때가 완전히 벗겨지는데 수성구청역 가열코일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철 안전주체들이 이 간단한 상식을 몰라 제대로 시운전을 하지 않은 바람에 연기소동이 벌어졌으며 결국 다른 지하철역에서도 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사고로 지하철 2호선 운행은 10여 분간 전면 중단됐으며 지하철공사 측은 1시 50분쯤 전동차 운행을 재개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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