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세계 158개 국을 대상으로 부패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40위로 발표하였다. 국내외에 거주하는 민간CEO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16개 항목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번조사의 결과는, 작년 47위에서 무려 7계단이나 뛰어올랐다. 10점 만점에 5.0점이었고, 이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큰 개선을 보인 결과이기도 하다. 아시아지역에서는 단연 으뜸인 싱가포르(5위)는, 그간 부패문제는 '일벌백계'의 원칙으로 다스려 와, 부패없는 나라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비리공무원에게는 염라대왕보다 무섭다는 염정공사(한국의 검찰청 같은)가 있는 홍콩은 15위에 올랐다. 그리고 일본(21위), 대만(32위), 말레이시아(39위)가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앞서 있다.
그나마 한국의 부패지수가 나아지고 있는 것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사회가 손을 맞잡고 투명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약속을 했었고, 지역 곳곳에서도 투명사회협약 체결 및 부패방지를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시민들의 인식이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합리한 부분이나 부패가 있을 때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끊임없이 소통시켰고, 문제를 사회화 하였다. 선의의 피해자도 있었겠지만, 인터넷이 무서워서, 함부로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부패정보 공유에 대한 시민들의 의지는 높았다고 본다.
또한 부정을 저지른 정치인들이 연일 언론에 대서 특필되면서, 부패문제는 시대적인 과제로 자리매김된 듯하다. 사실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 예전에 동사무소나 병원에 갈때면, 누구 아는 사람 없냐를 먼저 찾아야 손해보지 않는다고 여겼는데 이제 이런 부분에서 조금씩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먼 듯하다. 눈 앞의 부패는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나, 권력과 자본으로의 지향은 더욱 강하고, 역대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패척결' '비리일소'를 내세우며 투명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정권이 바뀌면 엄청나게 부패를 저질러 왔음을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정치 권력과 경제 비리 등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의 부패는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부패에 무감각을 불러 온 측면이 있다.
작게는 거리곳곳에서 자행되는 불법 주정차와 교통 위반, 진급과 승진에서의 청탁 그리고 학교 촌지 등의 일상의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부패척결과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높은 의지와 이 문제를 함께 개선해 나갈 실천이 동반될 때,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문화가 만들어지리라 본다.
부패 문제는 국가적 의제로 국민 모두가 함께 개선해야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구체적 실천의 어젠다를 설정하고 이를 개선해 나갈 구체적 방법이 모색될때 보다 분명한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방패장 유치 주민투표과정에서 끊임없이 문제 제기 된 부정투표문제를 보더라도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고 해결해 나가는가는 향후 지역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공익을 위한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무시 되었을때, 결과에 한 점 이의 없이 승복하는 문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갈등과 불신의 깊은 골을 치유하기 위해 또 우리는 눈에 보이는 또한 보이지 않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부패를 사회적 중요한 의제로 채택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분명한 의지 없이 지역민의 통합과 발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은 것과 같은 결과이다. 이의 있습니까? 라고 끊임없이 묻고, 이의 없습니다!라고 웃으며 이야기할 때 우리 사회는 갈등의 엄청난 비용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을 조용히 되뇌는 아이들과 시민을 바라보며 투명하고 희망찬 내일을 그려본다.
정현수 대구녹색소비자연맹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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