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오늘-시인 김수영 출생

입력 2005-11-26 10:12:52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은 이 지루한 횡설수설을 그치고 당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현실을 비판하고 저항했던 시인 김수영은 1921년 서울 출생이다. 격변의 여정을 거쳐온 우리 현대사 만큼이나 김수영의 삶 또한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1943년에는 징집을 피해 만주 지린성으로 이주했다.

6·25 전쟁 때는 피난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인민군에 징집당해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됐다. 그리고는 미8군 통역, 선린상고 영어교사, 평화신문 문화부 차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1956년부터는 양계를 하면서 시창작과 번역에 힘썼다.

'나태와 안정을 뒤집어놓은 듯이/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지는 폭포를 노래하고, 바람부는 대로 눕고 일어서는 풀 같은 민중의 삶을 노래했다. 1968년 6월 15일 귀가길 버스에 치여 다음날 아침 숨졌다.

47년의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새로운 시 경향으로 한국 문단을 빛낸 김수영은 그렇게 갑자기 한 줄기 풀처럼 쓰러져갔다. ▲1901년 노벨상 제정 ▲1978년 부산 자유시장 화재, 1천여 점포 소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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