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점수 가늠못해 큰 혼란

입력 2005-11-24 10:36:47

영역별 난이도 달라 "수능 유·불리 판단 어려워"

올해 수능시험의 영역별 난이도가 제 각각인데다 표준점수로 변환할 경우의 결과예측도 힘들어 자신의 상대적 수능 유·불리를 판단하기 어려워진 수험생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게다가 어렵게 출제된 과목에서 한 두 문제를 실수하거나 점수가 크게 떨어진 일부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에서 더 큰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해 일찌감치 재수를 고려하는 등 수능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24일 등교한 고3년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난이도를 비교하며 표준점수가 어떻게 나올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ㄱ여고 이지연 양은"수리영역을 못 친 것 같아 밤새 인터넷을 뒤졌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지 알 수가 없었다"며"학교 친구들과 얘기해 봐도 표준점수를 가늠할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때문에 수험생들은 2학기 수시 전형 참가 여부, 정시모집 지원 대학 선택 등 기본적인 입시 전략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2학기 수시모집 전형을 앞둔 수험생들은 더욱 괴롭다는 반응이다. 이달 중에 고려대와 한양대 등의 전형이 실시되는데 수능 원점수만으로는 참가할 지, 포기하고 정시에 지원할지 결정하기가 어렵다는 것.

언어영역이 쉬운 반면 수리와 탐구영역 등이 어렵게 출제된 데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았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450점 이상을 유지했다는 한 고3생은 "언어는 만점을 받았는데 수리 가형 선택과목에서 두 문제를 실수했다"며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수리로 인한 손해가 더 클 것 같아 기대했던 학과에 진학하기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교사들도 "원점수 총점을 비교적 잘 받은 학생들이 표준점수로는 크게 떨어진다면 결과에 쉽게 승복하지 못할 것"이라며"제도적으로 재수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말했다.김호원 경신고 교장은 "지금으로선 원점수를 기준으로 지원전략을 짜야겠지만 실제 성적이 발표되면 결과가 정반대로 뒤집힐 여지가 커 세부적인 진학지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