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술 소비 패턴

입력 2005-11-16 10:47:12

와인 매출 급증 수입 맥주도 다양화

술 소비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백화점 식품매장과 대형소매점에서 전반적으로 주류 판매가 10% 가량 감소하는 가운데 와인만 최근 수년간 상승세를 달리고 있으며, 특히 올 들어 30~50%가량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와인의 인기는 수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열풍 때문. 건강에 좋으면서도 독하지 않고, 가정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마니아층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유통업체들은 위스키, 맥주, 소주가 주종을 이루던 주류시장에서 와인이 새로운 소비재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하자 전문 매장을 확대하며 고객잡기에 나섰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와인 판매량이 전년 대비 48% 늘었으며, 대구백화점도 전체 주류 매출은 줄었지만 와인만은 15% 판매가 늘었다. 이마트 대구 5개점도 올 들어 32.5% 신장률을 보이며 최근 수년간 두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와인은 콩코드, 레드샹그리아, 와일드 바인, 마주앙 내츄럴 스위트 등 단맛이 묻어나는 레드와인. 아울러 산지도 프랑스, 미국, 호주 등이 주종을 이루었지만 올 들어 칠레와 FTA 체결 이후 고품질에 저렴한 칠레산 와인이 대거 수입되면서 칠레산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와인 판매량 중 칠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14%로 2배 이상 치솟았고, 매출액도 132% 높아졌다고 이마트 측은 밝혔다.

반면 독주의 대명사인 위스키는 주류 매출액 감소를 주도하는 형국이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위스키 매출은 지난 2003년에 비해 35% 떨어졌고, 이마트도 특히 국산양주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 역신장했다. 그러나 슈퍼프리미엄 위스키로 구분되는 17년산 이상 위스키는 소폭 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스탠더드급(6년) 비중이 80% 이상 차지하는 것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것. 특히 최근 들어서는 프리미엄급(12년) 판매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더욱 고급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종류의 수입 맥주가 시장 점유율을 차츰 높여가는 것도 올해의 두드러진 현상. 아직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수입 맥주를 즐기는 젊은 마니아층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하이네켄, 밀러로 대표되던 수입 맥주는 올 들어 아사히, 삿뽀로(이상 일본), 호가든(벨기에), 벡스(독일) 등 다양한 원산지의 맥주가 판매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이마트 대구 5개점의 경우 특히 호가든(병 330㎖ 2천200원)의 경우 매출이 전년 대비 280.5% 신장했으며, 벡스 캔(330㎖ 1천980원)의 경우 260% 신장을 기록했다.

동아백화점 주류 바이어 이시욱 대리는 "과거 독주를 마시면서 남성미를 과시하거나 주량을 과시하는 잘못된 풍습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며 "건강을 생각하고 연인 혹은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음주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와인과 수입 맥주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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